우리금융 3그룹 매각…금융권 지각변동 시나리오는?
우리금융 3그룹 매각…금융권 지각변동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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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우리투자 핵심변수…인수전 따라 '공룡' 출현 가능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와 관련해 자회사 및 그룹을 세 종류로 나눠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럴 경우 인수전 결과에 따라 금융업계의 대대적인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13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오피니언 리더스클럽 조찬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방은행과 금융투자 등 자회사를 먼저 분리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져가려 한다"고 밝혔다. 그간 논의됐던 지방은행 분리매각 뿐 아니라 더 나아가 금융투자회사들까지 분리 매각하기로 방향을 잡은 것.

이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경남·광주은행 등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한 1그룹과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자산운용 등 금융투자회사인 2그룹, 나머지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 우리카드 등이 중심인 3그룹으로 나뉜다.

◆증권업계 '빅뱅' 가져오나

먼저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자산운용의 경우 군침을 흘리는 잠재 매수자가 적지 않다. 현재까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곳은 KB투자증권을 가진 KB금융지주와 하나대투증권을 가진 하나금융지주, KDB대우증권을 가진 산은금융지주 등이다.

특히 대우증권이나 하나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를 보유한 금융지주사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할 경우 업계 수위의 증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다만 증권업 진출을 노리는 산업자본이나 사모펀드가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굳이 합병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단숨에 업계 상위권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투자증권 노조 등 내부에서도 합병보다는 산업자본의 인수 등을 원하고 있어 의외의 방향으로 매각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편, 매각 1순위인 지방은행의 경우 지방권 금융지주 인수가 유력시 되고 있다. 경남은행 인수전에는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며 광주은행은 전북은행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서 지방은행들의 외형확대에 따른 건전성 훼손 등을 고민하고 있는 점은 막판의 변수다.

◆KB금융, 우리銀 품고 '리딩뱅크' 탈환?

KB금융은 우리은행 인수전에서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만약 KB금융이 우리은행을 인수할 경우 자산 700조원 규모를 갖춘 명실상부한 금융권 '리딩뱅크'로 도약할 수 있다.

다만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내부반발이 이같은 시나리오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 두 은행 모두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만큼 중복점포 및 인력 측면에서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근 임영록 KB금융 회장이 우리은행을 인수하더라도 하나-외환은행과 같은 '투뱅크 체제'로 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구조조정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외국계 금융사의 '빅딜' 가능성도 제기된다. 분리매각에 따른 인수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외국계 자본이 물밑접촉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 

신 위원장도 "우리금융 매각 과정에서 외국계 금융사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다만 최근까지 론스타 사태에 시달려온 금융당국이 토종은행을 외국계에 매각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현재로선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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