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年 5%씩 떨어지면 외환위기 충격 버금"
"집값, 年 5%씩 떨어지면 외환위기 충격 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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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보고서 "부동산 거래활성화 노력 필요"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집값이 향후 5년간 해마다 5%씩 하락할 경우 외환위기와 비슷한 충격이 올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011년 기준으로 주택가격이 25% 하락하면 28만가구가 부실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27일 김현정 한국은행 거시경제연구실장 등은 이날 발표된 보고서 '우리나라 가계부채 증가 원인 및 지속가능성 분석'을 통해 "주택가격이 매년 5%씩 하락하면 5년 뒤 한계가구의 부채 비중이 7.3%에서 10.7%로 급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계부채는 959조4000억원 정도다.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한계가구 부채비중이 10.3%까지 올라가면 전체 가계 빚 가운데 약 100조원 정도가 한계가구의 몫이 된다는 의미다. 특히 2011년 기준으로 22만가구에 달하는 한계가구수가 2016년엔 28만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한계가구는 가구당 소득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SR)이 40% 이상이고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순자산이 마이너스(-)인 가구를 말한다. 한계가구는 2011년 기준으로 전체 부채가구의 2.2%다.

김현정 실장은 "우리나라의 부채가구는 특히 자산 가격 충격에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며 "외환위기 때처럼 금리가 급증하고 소득과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경우 한계가구가 큰 폭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리나라 부채 가구의 대부분이 부동산과 관련돼 있어 집값 하락이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환위기 당시 집값이 13.1% 떨어지고 소득이 6.4% 줄면서 한계가구 비중이 전체의 1.2%(약 22만가구)에서 1.7%(약 30만가구)로 증가했다.

또한 보고서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거나 외환위기와 같은 충격이 없는 한 가계부채 문제가 시스템을 흔들 정도는 아니지만 생계형이나 비금융기관 대출이 높고 DSR이 40%를 초과하는 가구가 늘고 있는 것을 포함해 부채의 질이 악화되고 상환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김 실장은 "가계부채 문제가 지속되면 경제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떨어트리는 것은 물론, 위기가 생기지 않은 경우에도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무엇보다 가계부채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시급하며 부동산시장 거래활성화 등 미시적·제도적 개선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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