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ECB 0.25%p 금리인하폭에 실망
유럽, ECB 0.25%p 금리인하폭에 실망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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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베르크 총재
금리인하가 과연 침체에 빠진 유럽 경제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6일, 미국의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가 인터넷판에서 이 문제를 다뤘다.

지난 6일 유럽중앙은행(ECB)은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당초 0.5%포인트를 예상했던 전문가들은 이에 실망감을 표시하며 추가 금리인하를 요구하고 있고, 빔 두이젠베르크 ECB 총재는 전쟁 가능성으로 인한 소비자 신뢰 추락을 금리정책으로 회복시킬 수 없다며 일단 이들의 요구에 제동을 걸었다.

현재 ECB 기준 금리는 3년래 최저치인 2.5%로 낮아졌다. 그러나 스위스 은행이 0.5%포인트 인하를 단행한 것과 비교해 볼 때 ECB 금리인하는 너무나 소극적이다. 이러한 더딘 진행 속도 때문에 ECB는 통화정책 대응에 실패할 지도 모른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 실망스러운 금리 인하폭에 대해 ECB만을 비난할 수도 없다. 지난 해 12월 0.5%포인트 인하 이후 처음 단행된 이번 금리 인하는 빔 두이젠베르크와 그의 측근들이 예전부터 많은 언급을 해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동안 ECB가 금리인하에 인색한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에 큰 폭의 금리인하를 기대하지는 않았다.

최근까지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ECB가 유럽 통화정책을 비교적 잘 이끌어왔다고 평가해 왔다. ECB는 겉으로 나타내는 입장과 실제 취한 정책을 달리하며 운용의 묘를 살렸다. 예컨대 ECB가 2%미만으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는 것은 금리인하를 단행하겠다는 결정과 부합하지 않는다.

사실 ECB가 창립된 이후 물가는 목표치보다 빠른 상승율을 보인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럼에도 미국 연준리만큼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ECB는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미국의 연준리처럼 성장에 관한 부분을 고려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ECB가 인플레이션과 성장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은 미국의 상황과는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비평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ECB는 초국가적인 단체다. 그리고 멤버 국가들간 의견차로 분쟁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ECB의 정책은 주로 다수결에 의해 결정되고 비공개로 진행된다.

이러한 점 때문에 ECB는 경제기반이 약한 국가들의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경제대국 프랑스와 독일의 요구를 무시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재정적자를 GDP대비 3% 미만으로 유지시켜야 한다는 안정 및 성장 협약에 대해 프랑스와 독일은 강한 거부감을 보여 왔다. 게다가 ECB는 유럽내 국가들의 다양한 문제들을 ECB 혼자 해결하기엔 역부족임을 잘 알고 있다.

경제 정책은 대부분 장기적 관점에서 결정되지만 통화정책은 가장 최상의 단기 정책도구다. 때문에 이번 금리 인하가 실망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게다가 최근 유로화 급등은 사실상 지난 12월에 시행된 금리인하 효과를 상쇄시켰다. 두이젠베르크가 유로화 상승으로 유로존의 수출경쟁력이 약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은 추가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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