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분양학개론, '지역론'지고 '조건론' 뜬다
상가 분양학개론, '지역론'지고 '조건론'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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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이름값만 보고 계약하는 상가투자자 드물어
선임대, 할인상가 등 특별조건 가진 점포 인기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판교지역의 높은 공실률과 상암 랜드마크 빌딩 무산, 뉴타운 등 각종 개발계획 연기 및 표류의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지역론'이 약화되고 있다.

29일 상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판교, 광교 등 유명 신도시 지역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분양률을 보이는 상가들이 나오는가 하면 서울 내 인기지역 중에서도 분양성적이 저조해 분양가를 할인한 현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데는 상가시장에서 '지역론'이 지고 '조건론'이 자리 잡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건론'이란 상가를 고를 때 지역 네임밸류보다 개별 점포의 특성과 조건에 집중하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상가가 위치한 지역의 이름값 대신 코너자리나 주출입구 옆 점포와 같은 입지적 특징이나 선임대, 가격할인 등 상품의 개별 메리트를 중시하는 추세인 것이다.

이 가운데 투자자들에게 '우량조건'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사항은 임차인이 맞춰진 선임대상가와 최초 가격보다 분양가를 낮춘 할인상가다. 선임대상가는 공실 없이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고, 할인상가는 최초 구입가격을 낮춰 더 나은 수익률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특히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단순한 조건 제시만으로는 만족하지 않는 분위기다. 가령 선임대상가라도 임차업종이 은행, 병원 등 장기계약이 가능한 업종인지 체크하고, 할인상가의 경우에는 단순히 우수리만 뗀 정도에 그치지는 않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식이다.

이처럼 상가시장에서 '조건론'이 힘을 얻으며 실제 동일한 지역의 상가임에도 조건에 따라 다른 분양상황을 보이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이 같은 분위기는 철저한 수익률 계산 때문"이라며 "상가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으로써 매달 들어오는 월 임대소득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보다 나은 수익과 안전성을 기대할 수 있는 실제적 여건에 메리트를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지역론'이 주춤해진 데는 자칫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는 유명지역 상가에 대한 경계심리가 깔려있다"며 "그간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신도시 중 일부가 개발이 지연되거나 불투명해지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상가투자자들의 학습효과도 생긴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에도 서울 내 뉴타운 개발 중단이나 상암동 랜드마크 빌딩 건립무산 소식 등이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론 자체를 아예 잘못된 투자사고로 볼 수 없다는 의견들도 있다. 유망지역의 상가를 미리 선점해놓으면 지역개발과 함께 상가가치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신도시 상가의 경우 상가활성화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상권형성을 장담할 수 없음은 감안해야 할 사항이다. 또 서울시 내 메이저 상권처럼 이미 경쟁이 치열한 곳은 분양가가 만만치 않고 발전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질 수 있다.

선종필 대표는 "사실 상가시장에서 지역론보다 조건론을 따지는 분위기는 오래 전부터 나타났다"며 "이는 상가 투자자입장에서 철저한 실리를 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 앞으로도 당분간 수익률과 안전성 측면에서 개별적인 메리트를 보유한 상가에 선호도가 유지될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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