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방카 규제완화 움직임..보험업계 '난색'
은행권 방카 규제완화 움직임..보험업계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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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CI보험도 판매 가능토록
판매수수료 인상 등 부작용 우려

[서울파이낸스 유승열 기자] 은행권이 방카슈랑스를 통해 자동차보험 CI보험 등도 판매할 수 있도록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험업계는 불완전판매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주재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에 대한 필요성이 언급됐다.

3년 연기하기로 했던 4단계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 재논의 기간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방카슈랑스는 판매 가능한 상품들을 확대해왔다. 저축성보험, 보장성보험, 만기환급금보험 등을 지난 2003년부터 단계적으로 판매를 허용했다.

그러나 2008년 4월 종신보험과 CI보험, 자동차보험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4단계는 철회됐다. 정부는 보험업계의 반대와 2008년 4월 총선 등이 맞물려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확대 계획을 올해로 연기하기로 했다.

은행권에서는 조만간 규제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3월 '방카슈랑스 특혜'를 부여한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한 은행에서 한 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방카 25% 룰'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규제완화를 원하는 것은 판매 가능한 보험상품들이 많아질수록 판매수수료 수익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방카 채널이 보험사의 주요 판매채널로 급성장에 따라 은행이 판매수수료로 얻는 이익 역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상품개발과 보험금지급의무는 보험사에게 있어 은행은 창구에 자리만 내어주면 된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짭짤한 수익을 얻는 것이다.

반면 보험업계는 방카슈랑스 규제가 완화되면 은행의 시장지배력이 확대돼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형 보험사의 경우 전속 설계사조직의 이탈과 신규조직 유치의 어려움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방카 채널을 주요 판매채널로 이용하는 보험사들의 경우 종속관계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방카 채널에서 은행의 영향력은 상당하다"며 "은행이 수수료 인상을 요구한다면 힘없이 끌려가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보험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모집할 수 있는 보험상품을 제한하는 보험업법개정안을 입법추진할 계획"이라며 "불완전판매나 소비자 피해 등 나타날 수 있는 여러 부작용도 부각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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