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수혜' 자사주 대박난 금융지주 회장들···최고 수익률 150%
'밸류업 수혜' 자사주 대박난 금융지주 회장들···최고 수익률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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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 금융주 상승, 대부분 두자릿수 수익률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수익률 154.1%로 '1위'
전임 회장들도 수익률↑...김 전 하나 회장 '최고'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주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상승세를 이어가자, 자사주 매입에 나섰던 금융지주 회장들의 수익률도 껑충 뛰었다. 대부분의 회장들이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최고 154%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한 이도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하나·우리금융) 회장들 가운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자사주 매입 수익률이 154.1%로 가장 높았다. 함 회장은 부회장 시절이던 지난 2020년 3월 18일 자사주 5000주를 주당 2만4400원, 총 1억2200만원에 사들였다. 이날 종가(6만2000원)를 기준으로 했을 때 수익률이 154.1%에 달한다.

다만, 함 회장은 지난 2022년 3월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자사주를 한번도 매입하지 않았다.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는 다른 금융그룹 회장들과 대비된다. 매입 이후 추가 매수했다면 더 큰 이득을 보았을 것이다. 

함 회장에 이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수익률이 42.1%로 높았다. 진 회장은 현재 기준 총 1만8937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수익률 42.1%는 지난해 3월 회장 취임 이후 매입한 자사주 5000주만 놓고 계산했을 때 나온 수치다. 진 회장은 지난해 6월 23일 신한지주 주식 5000주를 주당 3만4350원, 총 1억7175만원에 매입했다. 신한금융의 이날 종가는 4만8800원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임 회장은 그해 9월 6일 자사주 1만주를 주당 1만1880원, 총 1억1880만원에 매수했다. 이날 종가 1만4710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매입 자사주 수익률은 23.8%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후 지난 19일 첫 자사주 매입에 나선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경우 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해 현재까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양 회장은 19일 KB금융 주식 5000주를 주당 7만7000원, 총 3억8500만원에 매입했다. 이날 종가(7만3800원)를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수익률은 -4.2%다.

4대 금융지주 전·현직 회장들 자사주 매입 수익률. 20일 종가와 평균 취득단가를 기준으로 계산.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4대 금융지주 전·현직 회장들 자사주 매입 수익률. 20일 종가와 평균 취득단가를 기준으로 계산.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 회장들뿐 아니라 오랜 기간 그룹을 이끌어온 전임 회장들도 현재까지 주식을 팔지 않았다면 상당히 높은 수익률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단, 전임 회장들은 주식 보유현황 공시 대상이 아니므로 기업을 떠난 이후 해당 주식의 매도 여부는 알 수 없다.

현재까지 자사주를 팔지 않았다고 가정했을 때,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의 수익률이 98.3%로 가장 높았다. 김 전 회장은 2012년 3월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2013년 3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총 9차례에 걸쳐 하나금융 주식 2만293주를 6억3432만3250원에 매입했다. 해당 주식의 평균 취득단가는 3만1258원으로 이날 종가(6만2000원) 기준 수익률은 98.3%다.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도 주식을 팔지 않았다면 50%가 넘는 수익률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해왔던 윤 전 회장은 자사주 매입에 가장 적극 나선 CEO이기도 했다.

윤 전 회장은 2014년 11월 취임한 후 2015년 7월부터 2019년 3월까지 14차례에 걸쳐 KB금융 주식 1만5700주를 매입했다. 총 매입가는 7억5664만8000원으로 평균 취득단가는 4만8194원이다. 이날 기준 KB금융 종가 7만3800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수익률은 53.1%다.

지난해 3월 퇴임한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도 30%에 달하는 수익률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조 전 회장은 2018년 3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신한금융 주식을 4차례 매입했다. 이 기간 동안의 매입 자사주는 8066주로 총 3억288만7250원에 매수했다. 평균 취득단가는 3만7551원으로 이날 종가(4만8800원) 기준 수익률은 30.0%다.

윤 전 KB금융 회장과 함께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이었던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도 두자릿수 수익률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손 전 회장은 2019년 2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총 16차례에 걸쳐 우리금융 주식 8만주를 9억5718만원에 매입했다. 평균 취득단가는 1만1965원으로, 이날 종가(1만4710원)를 기준으로 23.0%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최근 금융주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들 금융지주 회장의 자사주 수익률도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기업 저평가 현상)' 해소를 목적으로, 주가가 장부가보다 낮은 저(低) PBR 기업이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정부가 세제혜택 등을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정부가 밸류업 정책의 일환으로 기업의 자사주 소각분이나 주주배당 증가분에 대해 법인세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배당받는 주주에게도 세제혜택을 줄 것이란 의사를 밝히면서 이날 금융주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그동안 금융지주사들은 탄탄한 자본력과 수익성에도 당국 규제와 낮은 배당성향 등으로 주가 상승폭을 키우지 못했는데, 정부의 규제 개선 의지가 담긴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 시행되면 배당 확대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이 가능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당국의 추가적인 제도 개선 의지와 지속적인 이익증가, 높은 배당수익률, 주주환원정책 상향 등을 감안하면 밸류업 지원방안의 최대 수혜주는 은행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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