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도 하이도 하향···중소형 증권사 신용등급 '경고등'
다올도 하이도 하향···중소형 증권사 신용등급 '경고등'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자본적정성 지표 하락 등의 영향으로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증권사의 신용등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기업평가사는 다올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연달아 하향 조정했다. 다올투자증권의 기업신용등급과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은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변경됐다. 하이투자증권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은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변경됐다. 두 기업의 신용등급이 하락된 주요 원인은 기업금융(IB) 수익 급감과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저·건전성 부담이 크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3분기 324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의 지난 9월말 기준 우발채무 규모는 5554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74.4%이며, 부동산PF 관련 우발채무 및 기업여신 규모는 4829억원 자기자본 대비 비중이 64.7%에 달한다. 순자본 비율(NCR)은 274.3%으로 지난 2020년 말(403.9%)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자본적정성 지표가 떨어진 상태다. 하이투자증권의 9월 말 PF익스포저는 9081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70.1% 비중을 차지했다. 이중 브릿지론 비중은 57%이며, 변제순위상 중·후 순위 비중은 73% 수준이다. 충당금적립잔액은 2022년 말 345억원에서 2023년 9월말 1361억원으로 증가했다. 

한국기업평가사는 다올투자증권에 대해 "2022년 하반기 이후 IB사업 위축과 조달비용 상승, 부동산PF 익스포저 대손비용 부담으로 영업실적 및 경상적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며 "최근 수년간 빠른 위험확대와 다올저축은행 인수,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 부동산PF 경기 침체에 따른 유동화증권 매입 및 확약실행 증가로 순자본비율이 300% 미만으로 하락하는 등 자본적정성 지표가 저하된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대해선 "충당금 적립 잔액의 증가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PF시장 침체 장기화로 부실 익스포저 확대가 예상되는 점을 감안할 때 자산건전성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PF시장 침체로 IB부문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PF 관련 대손부담으로 당분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PF익스포저 중심의 자산건전성 저하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다른 증권사들의 신용도에도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 5월 BNK투자증권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변경한 후 유지하고 있다. SK증권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에서 등급 전망 '부정적'을 유지하고 있으며, 케이프투자증권은 올해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이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되면 향후 6개월 내 등급의 하향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본부장은 "부동산PF는 여전히 리스크가 높은 상태이며, 브릿지론(Bridge Loan)은 대부분 회수가 아닌 만기연장만 되고 있다"며 "위험도가 가장 높은 브릿지론 익스포저가 집중돼 있는 증권은 2024년에도 실적저하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부동산PF 관련 잠재 위험이 크고,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저하가 진행중인 만큼 증권의 신용등급 방향성은 부정적"이라며 "실적이 악화되는 회사는 신용등급 하방압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효섭 기업신용평가 금융2실 책임연구원은 "PF사업 부실이 확대되면서 자산건전성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고, 이에 따라 신용위험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23개 증권사가 보유한 PF익스포저 중 2024년 6월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익스포저는 11조9000억원으로 전체 익스포저 대비 50%이며, 이중 브릿지론이 7조3000억원으로 전체 브릿지론 익스포저의 9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브릿지론의 경우 이미 만기연장된 익스포저 비중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며, 재차 만기가 돌아오는 시점에 차환 또는 PF 전환에 실패하면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증권사의 PF 손실은 2조3000억원에서 최대 4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브릿지론은 대부분 2024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할 예정으로 향후 1년간 PF 손실 부담이 과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