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유커 지갑 열어라 ···면세점 4사, 물밑 경쟁 치열
큰 손 유커 지갑 열어라 ···면세점 4사, 물밑 경쟁 치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온‧오프라인 프로모션···패션·뷰티 브랜드 강화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이지영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국내 면세점 4사(롯데·신라·신세계·현대)간 유커(중국단체 관광객)의 지갑을 열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서 너나 할 거 없이 공항면세점 뿐만 아니라 시내면세점까지 각종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은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허용된 만큼 실적 확대를 꾀하기 위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4사(롯데·신라·신세계·현대)는 상업성 고객에게 지급하던 송객수수료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매출액은 감소했으나 개별여행객(FIT) 증가를 통해 영업 효율을 개선했다. 송객수수료는 고객을 데려온 여행사나 따이궁에게 면세점들이 지불하는 수수료다. 

호텔롯데 면세 사업부분인 롯데면세점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4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지만 매출액은 1조5042억원으로 38.6% 감소했다. 다만 부산롯데호텔(부산점·김해공항점) 법인은 실적에서 제외됐다.

호텔신라의 면세점(TR) 사업부문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2.3% 늘어난 642억원을 기록한 반면 매출액은 1조3214억원으로 30% 급감했다.

신세계그룹 면세점 부문 신세계DF는 전년 동기 대비 올해 상반기 매출은 99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2% 줄었으나 영업이익 645억원으로 142.5% 급증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면세점 부문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65억원으로 112억원 늘어난 반면 매출은 5262억원으로 47.1% 줄었다.

호텔신라의 면세점(TR)사업 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은 84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63억원 손실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6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고 지난 27일 공시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면세점(TR) 부문은 8월에 허용된 중국 단체관광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며 "△환율에 따른 원가 상승 △신규 오픈에 따른 공사비 증가 △재고 효율화를 통한 현금 유동성 확보 등으로 적자전환 했다”며 “다만 지난 7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인천공항은 흑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4분기 예상과 관련해서는 "면세점 부문은 △정규 항공편 증가, △비자신청 확대 등 중국인 단체 관광이 활성화되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면세점 4사가 중국의 단체 관광이 허용되면서 올해 4분기부터 해외사업 실적 확대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8월 중국인 방한 관광객은 25만9659명으로 1년 전(3만248명)보다 증가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2021년 1월(48만 1000명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국내 면세점 외국인 이용객 수도 같은 기간 14만5863명에서 59만4385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주요 면세점들은 시내면세점(동대문점·무역센터점)과 공항점, 인터넷면세점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허용에 따라 중국 현지에서 홍보 활동 및 여행사와 연계한 방한 여행 패키지 상품 개발로 매출 회복에 나서기 위한 일환이다.

롯데면세점은 공항보다 더 큰 롯데면세권에서 산다는 캠페인을 내걸며 시내면세점과 인터넷면세점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개별여행객(FIT)을 공략하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 한복판에 면세쇼핑을 체험할 수 있는 쇼룸 LDF하우스를 열었다. LDF하우수는 테마별 추천상품을 모바일로 스캔해 인터넷면세점에서 구매할 수 있게 만들었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방한에 맞춰 화장품·패션 상품군을 강화했다. 젊은 유커들을 겨냥해 프랑스 패션 브랜드 아미, 메종키츠네를 명동본점에 단독 입점시켰다. 같은 날 뷰티 브랜드 시미헤이즈 뷰티도 명동 본점에 선보였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중국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화장품·패션 브랜드를 개편했다. 템버린즈를 필두로·라쥬란·조선미녀·마녀공장·토리든 등 4세대 케이(K) 뷰티 브랜드로 교체한 것이다. 이 밖에 중국 결제 플랫폼 위챗 페이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등 현지 여행사 대상으로 로드쇼와 가이드 설명회, 중국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쇼핑공간을 넘어 문화·예술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일례로 신라면세점 제주점에서 갤러리몸(Gallery MoM)과 함께 제주를 테마로 한 오감기획전시를 내년 1월 10일까지 개최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단체 관광객이 화장품·향수 등 일부 품목 구매시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아쿠아리움 등 주요 관광시설과 연계한 단체관광 프로모션을 개발하고 있다. 단체관광객 전용데스크와 VIP 전용 라운지도 설치했다. 내달 30일까지 중국 전용 결제수단인 알리페이 사용 즉시 5% 할인 혜택을 적용한다. 알리페이 플러스 결제 시 10% 할인율을 적용했다. 동대문점에서는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100 달러 이상 구매 시 최대 7만 5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럭셔리 시계 상품 40% 할인 쿠폰과 웰컴푸드 기프트 키트도 증정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시내면세점(무역센터점·동대문점)과 공항면세점 연계 브랜드 유치 등 시너지를 강화해 면세사업 안정화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걸그룹 뉴진스를 새로운 광고 모델로 선정해 글로벌 인지도를 제고하고 공항면세점 신규 개점 등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 면세업계 해외영업팀장은 "현재 항공 노선·호텔·식당·대형버스·가이드 등 국내 인프라가 코로나에 붕괴된데다 물가가 올라서 중국 관광객 회복이 더딘 상태이며 특히 한중 항공 노선 약 70프로 회복된 상태”라며 "내년 하반기가 돼야 2019년 수준이 될.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에 대비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브랜드 개편과 예술·체험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