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면세점 빅4, 이제부터 진짜 승부···4사 4색 전략
[초점] 면세점 빅4, 이제부터 진짜 승부···4사 4색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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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免, 본업 충실·해외 사업 확대···신세계免 "개별관광 패러다임 변화 선도"
롯데免, 시내점·공항점시너지 극대화···해외사업 강화·非 면세사업 개발 총력
현대免 인천공항점 내 명품 라인업 강화···시내·공항면세점 연계 브랜드 유치
인천공항 면세점 (사진=이지영 기자)
인천공항 면세점 (사진=이지영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국내 면세점 4사(롯데·신라·신세계·현대)는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래 지난해 최대 규모의 면세점 사업자 교체가 이뤄지며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너나 할 거 없이 공항면세점 뿐만 아니라 시내면세점까지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상품 소싱을 강화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점 철수에 따라 위기론이 대두됐던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국내 매장에서만 4조2939억원의 매출을 내며 업계 1위를 지켰다. 이어 신세계면세점이 3조1623억원, 신라면세점이 3조31억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1조8166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은 핵심 점포인 본점 매출에서 신라면세점을 앞섰다. 지난해 각 사 본점 매출을 살펴보면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이 3조159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이어 신세계면세점 본점이 2조4595억원, 신라면세점 서울점이 2조385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신라면세점의 경우 호텔신라와 HDC의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 매출(5352억원)을 합칠 경우 2위다. 호텔신라는 HDC신라면세점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입찰에서 선정된 구역의 판매 품목과 규모가 비슷해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4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결과 신라면세점은 DF1·DF3 구역, 신세계면세점은 DF2·DF4 구역 사업자로 선정됐다. DF1·2 구역은 향수와 화장품·주류·담배를 판매한다. DF3·4 구역은 패션·액세서리·부티크, DF5 구역은 부티크 전용 구역이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은 개별 관광객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개별관광객으로 관광 패러다임 변화을 선도하기 위해 서비스 개선, 고객이 선호하는 MD 입점, 다양한 제휴를 통한 비즈니스 생태계 확장, 이벤트 진행 등을 계획 중이다. 

중화권·아시아 지역 개별 관광객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작년 12월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항공을 운영하는 캐세이그룹과 마케팅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1월 중국남방항공과도 손을 잡았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고객들의 마음에 첫번째로 떠오르는 면세점이 돼야 한다"며 자사 목표를 밝히고 "캐세이퍼시픽항공, 남방항공사와 제휴·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 TWS와 뮤직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라면세점은 제휴 서비스 확대에 나선다. 지난달 에버랜드와 손잡고 파오 패밀리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추첨을 통해 갤럭시Z플립5과 푸바오 악세서리팩, 에버랜드 드림투어, 바오패밀리 굿즈(상품) 등을 증정한다. 

글로벌 사업 관련해서는 지난해 싱가포르 창이국공항 화장품·향수 매장 사업권을 4년 연장한 데 이어 홍콩 첵랍콕국제공항점 운영을 연장했다. 이로써 신라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국제공항을 포함하는 아시아 3대 국제 허브 공항에서 면세 사업을 이어가며 글로벌 사업을 공고히 하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본업의 본질에 충실해 사업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며 "해외 매출 비중이 40%가 넘기 때문에 국내를 기반으로 해외 글로벌 시장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대표 거점 국제공항에서 사업장을 공략하고 있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김포국제공항 주류·담배 면세구역(DF2) 사업권 입찰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31년까지 7년간 주류·담배 구역을 운영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김포뿐 아니라 김해·제주 등 국내 대표 거점국제공항에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시내점과 공항점 등 각 점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교차 구매 혜택을 선보인다.

글로벌 공항을 중심으로도 사업권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19개 전 매장을 정식 개점하고 호주 브리즈번공항점 10년 사업권을 재획득하며 해외 6개국에서 1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자체 직구몰인 긴자 일본직구와 해외 거주 외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역직구몰(OVERSEAS SHIPPING)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긴자 일본직구는 엔화 약세에 힘입어 매월 50%의 매출 증가율을 달성하고 있다. 올해도 판매 상품을 확대하고, 각종 제휴를 통해 일본 내 인기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 측은 "올해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비면세 사업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여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라며 "전 글로벌 사업장 정상 운영을 발판으로 해외 매출 1조원 달성이 목표"라고 전했다.

업계 4위 사업자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럭셔리 면세점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단가가 높은 부띠끄를 판매하는 DF5 사업자에 선정됐기 때문에 면세 한도에 제약을 받지 않는 외국인 관광객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사업권 획득 이후 인천공항점 내 명품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명품 브랜드 구찌·생로랑·발렌시아가 매장을 연내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 제1여객터미널에도 펜디 부티크를 올해 하반기 개점하고 있다.

시내면세점(무역센터점·동대문점)과 공항면세점 연계 브랜드 유치 등 시너지를 강화해, 면세사업 안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시내면세점인 무역센터점에도 연내 생로랑·발렌시아가·펜디 매장을 열고 명품 MD를 강화할 예정이다. 동대문점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동대문 상권을 찾는 외국인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K-패션·뷰티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K-패션 브랜드로는 무신사·널디 매장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중국 단체관광객은 항공편이 점차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항공료 인하도 예상돼 올해 하반기부터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은 해외 관광객 유치와 국내 상품 수출의 첨병 역할을 한다"며 "지난해말 여객수·항공편은 2019년 대비 90% 수준까지 회복됐으며 시내와 온라인의 개별관광객 매출도 코로나 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면세점 회사별로 업의 본질에 충실해 비즈니스 생태계를 어떻게 확장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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