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M 하락·연체율 증가' 이중고에···지방은행, 카뱅에도 밀렸다
'NIM 하락·연체율 증가' 이중고에···지방은행, 카뱅에도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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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광주·전북銀, 카뱅보다 상반기 당기순이익 낮아
조달비용 부담에 수익성 지표 'NIM' 일제히 하락
지역경기 악화로 연체율 급증···전북銀 연체율 1.07%
(왼쪽부터)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최고 실적을 내고 있는 시중은행들과 달리 지방은행들은 출범 6년차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에도 못미치는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수익성 지표도 악화되고 있어 향후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성장 한계에 부딪힌 지방은행들은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등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지방은행들 가운데 경남·광주·전북은행이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보다 낮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838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냈는데, 경남은행은 이보다 낮은 1613억원, 광주은행 1417억원, 전북은행은 10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중 전북은행은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하기도 했다.

은행별로 보면 부산은행은 상반기 26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보다 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남은행은 1613억원으로 1.4% 소폭 증가에 그쳤다. 시중은행 전환을 준비중인 대구은행은 16.4% 증가한 2504억원으로, 지방은행들 중 가장 큰 폭의 순이익 개선세를 이뤘다. 광주은행은 11.5% 증가한 14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전북은행은 4.1% 감소한 10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그룹 전체로 보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BNK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46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8.9% 줄었다. 대구은행의 모기업인 DGB금융지주는 같은 기간 309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5.4% 증가했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을 보유한 JB금융지주는 3261억원을 기록, 1.9% 소폭 증가에 그쳤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 전망마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수익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고, 지방은행 영업 기반인 지역경기가 침체에 빠진 탓이다. 은행별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을 보면 지난해 4분기를 고점으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지방은행 NIM 하락은 대출자산 성장이 한계를 맞은 상황에서 시장금리가 오르는 등 조달비용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올해 저원가성 예금 유치를 통해 NIM 상승에 성공한 것과도 대비된다.

부산은행의 NIM은 지난해 말 2.22%에서 올해 1분기 말 2.10%, 2분기 말엔 1.90%까지 떨어졌다. 경남은행 NIM 역시 지난해 말 2.01%에서 올해 1분기 말 1.93%, 2분기 말엔 1.87%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구은행은 2.24%에서 2.07%, 2.01%로, 광주은행은 2.90%에서 2.96%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2.82%로 떨어졌다. 전북은행은 3.04%에서 2.93%, 2.76%로 하락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그룹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하락 추세다. BNK금융의 2분기 말 ROE는 9.37%로 지난해 2분기 말 10.72%에서 1.35%p 하락했고, 같은 기간 JB금융 ROE도 15.2%에서 13.8%로 1.4%p 떨어졌다. DGB금융은 10.61%에서 10.94%로 0.33%p 소폭 상승했다.

높은 수준의 연체율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역경기 악화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과 가계가 늘면서 지방은행들의 연체율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5대 지방은행 중 연체율이 가장 높은 전북은행의 경우 올해 연체율이 1%를 뛰어넘은 상태다. 2분기 말 연체율은 1.07%다. 통상 은행권에서는 '연체율 1%'를 부실화의 척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본다. 이어 광주은행도 지난해 말 0.33%였던 연체율이 2분기 말 0.71%까지 치솟았다.

부산은행의 2분기 말 연체율은 0.38%로 지난해 말 0.26%에서 0.12%p 상승했고, 같은 기간 경남은행은 0.02%p 오른 0.32%를 기록했다. 대구은행은 0.36%에서 0.98%로 0.62%p 치솟았다. 

성장에 한계를 맞은 지방은행들은 새로운 생존전략을 마련하며 수익성 악화에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대구은행의 경우 시중은행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침체기에 빠진 지역기반 영업을 전국으로 확대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 조달비용 측면에서 보다 유리한 입장이 될 수 있다. 대구은행은 이르면 다음달 금융당국에 전환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두고 여러 실효성 논란이 있지만 조달 측면에서의 경쟁력 제고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전국구 영업에 따른 영업 확대 효과도 여신보다는 수신에서 먼저 발생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BNK계열 은행들은 새로운 행장 체제에 맞춰 신성장 전략을 모색하고 있고, JB계열 은행들은 핀테크사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등 디지털·플랫폼 강화를 통해 영업력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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