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효과'는커녕 속절없던 증시···향방은?
'1월 효과'는커녕 속절없던 증시···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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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10%·15%↓'14개월來 최저'···시총 175조 '뚝'
미국發 긴축·지정학적 우려 부각···역대급 횡령 등 잇단 악재
"불확실성 여전, 변동장세vs낙폭 과도, 악재 주가에 선반영"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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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증시가 '1월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한 채 우려 속에 한 달을 마감했다. 각가지 악재가 맞물리며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설 연휴 이후 반등 여부가 가장 큰 관심인데,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과 추가 하방 압력이 적을 것이란 진단이 교차한다.   

◇'1월 효과'는 없었다···역대급 이슈에 다이내믹 증시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지수는 2663.34에 마감했다. 지난해 말(2977.65) 이후 줄곧 내리막을 타며 314.31p(10.55%) 급락했다. 장중 259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닥도 한때 849.23을 기록하며 872.87을 기록했다. 한 달간 낙폭은 161.11(15.58%)에 달한다. 두 지수 모두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 시총 174조5000억원이 증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빠르고 강한 긴축 예고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 겹악재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에 그간 증시를 떠받친 동학개미군단들의 외면도 심화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원대로, 지난해 1월(26조원)에 비해 60% 이상 쪼그라들었다. 

신년에 대한 낙관적 전망으로 특별한 호재가 없어도 주가가 오르는 '1월 효과'는커녕 급락장에 패닉이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주식시장 역사에 기록될 만한 이슈들이 1월 연이어 터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잊지 못할 한 달로 기억됐다. 

새해 첫 거래일 오스템임플란트의 역대급 횡령 사고를 시작으로 HDC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붕괴, 셀트리온 분식회계 의혹, 신라젠 상장폐지 결정, 카카오페이 경영진 '먹튀 논란', 에코프로비엠·효성티앤씨 공장 화재, 비트코인 4만달러 붕괴 등이 최악의 증시에 일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업공개(IPO) 사상 '새 역사'를 썼다. 청약 증거금으로 114조900억원을 끌어모았다. 종전 최대 증거금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80조9017억원)를 33조원 이상 웃도는 규모다. 수요예측에서도 경쟁률 2023대1로 SKIET(1883대1)를 넘어섰다.

이로써 공모가 30만원인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금액은 12조7500억원에 달한다. 2010년 이후 11년간 최대 기록이던 삼성생명(4조9000억원)을 가뿐히 넘어섰다. 지난해 경신된 연간 IPO 누적 공모액(20조2527억원)의 63%에 달하는 규모다. 

역대급 청약 기록을 쓴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과 동시에 시총 100조원을 훌쩍 넘기며 SK하이닉스를 제치고 단숨에 국내 증시 시총 2위에 올라섰다. 다만 상장 후 이틀째 급락세를 이어가며 시초가 대비 26.3%의 낙폭을 기록했다. 

◇"연준發 불확실성 등 변수 여전"···"추가 하락 가능성 미미"  

시장의 최대 관심은 단연 추가 하락을 멈추고 반등할지 여부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이 긴축을 시사한 만큼 변동장세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본다. 이에 반해 낙폭이 과도한 만큼, 더 이상의 약세장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맞선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월초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는 만큼 주목해야 할 관전 포인들을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 대외적으로 미국 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 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ADP) 고용 등이 발표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긴축 스탠스가 누그러지기 위해서는 경제지표 둔화와 물가상승세 둔화, 금융시장 불안의 실물경제 전이 등이 필요하다"며 "설 연휴 기간 ISM 제조업지수가 발표되는데, 컨센서스 수준으로 발표될 경우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바닥은 논하기 어렵지만, 하락세는 분명 제한적일 것"이라며 "단기 낙폭 확대로 가격 부담이 사라졌고, 악재들도 대부분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 시점에선 시장 이탈보다는 잔류하면서 펀더멘털이 양호한 종목의 저가 매수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휴 이후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하방압력은 제한될 것"이라며 "미 연준의 기준금리가 연간 4회 인상됐고,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된 2018년과 비교하면 그렇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그때와 현재 모두 과도한 투매가 발생한 점은 같지만, 이익 감익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점은 다르다"며 "2018년 2월엔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가 1.8%p 하향 조정됐고, 10월도 2.0% 하향 조정되는 구간이었지만, 현재는 하향세가 관찰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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