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PI, 40년來 최대폭 상승 전망···긴축 시계 빨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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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11월 美CPI 전년比 6.7% 상승
'12월 FOMC 강력한 긴축 행보' 가능성↑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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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말께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란 시장의 기대는 사라진데다 시장의 컨센서스는 이미 직전월 수준도 웃돌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지지율 바닥을 찍고 있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시장을 달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예상대로 물가가 흘러간다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0일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발표될 11월 미국 CPI는 전월대비 0.7%, 전년동월대비 6.7%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는 3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던 직전월(6.2%)을 웃도는 수준이다. 만약 예상치대로 결과가 나올 경우 1982년 6월 이후 4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경신하게 된다. 일부 경제학자들의 경우 지난달 CPI 오름폭이 무려 7%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높은 물가 상승 흐름은 연준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롬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시장의 긴축 발작을 최소화하기 위해 늘상 시장 안정화에 총력전을 펼쳤다. 각종 부진한 경제지표를 확인할 때마다 시장의 우려는 커졌지만, 연준은 예상보다 완화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행보로 시장의 긴축 '탠트럼(발작)'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높은 물가 상승 흐름이 장기화되면서 상황은 꼬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올해 2월까지만 하더라도 1%대를 보였지만, 3월(2.6%) 이후 가파른 상승 곡선을 이어갔다. 4월 4.2%로 올라선 CPI는 △5월 5.0% △6월 5.4% △7월 5.4% △8월 5.3% △9월 5.4% △10월 6.2%를 기록하는 등 연준의 물가 목표치(2%)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일각에선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너무 과소평가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높은 인플레이션율이 바이든 정부의 지지율을 40%대까지 떨어뜨리자 다급해진 바이든 대통령은 시장 달래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이례적인 장문의 성명을 통해 에너지 및 주요 제품의 가격 오름세가 둔화된 흐름을 반영하지 않은 후행적 지표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 역시 '인플레이션 파이터'를 자처하고 나섰다. 파월 의장은 다음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속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등 거침없이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메시지를 내놨다.

이렇듯 기록적인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다가올 FOMC 회의에는 강력한 긴축 메시지가 예상되면서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블룸버그통신 기고를 통해 "이번 FOMC에서 연준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의식해 테이퍼링을 더욱 빠르게 종료한다고 발표할 것"이라면서 "이르면 내년 3월부터 기준 금리 인상이 가능하도록 할 수도 있다.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파이낸셜타임즈(FT)가 미국 시카고대학교 부스경영대학원의 글로벌 마켓 이니셔티브(IGM)와 48명의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지난 3~6일 공동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이 넘는 56%의 응답자가 3월 말 연준이 테이퍼링을 완전히 끝낼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응답자 둘 중 하나는 첫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도 내년 2분기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연준은 현 1200억달러 자산 매입 규모를 매달 150억달러씩 줄여 내년 6월께 마무리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시장에선 이미 이같은 긴축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줄었음에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6p(0.00%) 하락한 3만5754.69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33.76p(0.72%) 떨어진 4667.45를 나타냈고, 나스닥 지수는 269.62p(1.71%) 밀린 1만5517.37을 기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미 시장은 12월 FOMC에서 테이퍼링 규모를 기존 150억달러에서 300억달러로 확대해 내년 3월 말 조기 종료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기존 계획보다 3개월가량 앞당겨 진 것이며, 결국 지난 2020년 3월 글로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다시 변동성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금리 인상 시행까지는 테이퍼링보다 더욱 엄격한 조건과 잣대로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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