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신용보고서②] "글로벌 인플레,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
[통화신용보고서②] "글로벌 인플레,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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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병목 완화 전망 늦춰지고 글로벌-국내 물가 관계↑
주요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왼쪽)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율. (그래픽= 한국은행)
주요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왼쪽)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율. (그래픽=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빠른 수요 회복, 공급병목, 기후변화 등으로 빚어진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이같은 글로벌 물가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과거보다 커지면서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9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결한 '2021년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높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당초 예상보다 높은 글로벌 물가 오름세가 △주요국 경제의 수요 및 비용 측면 물가 상방 압력 △공급병목 해소 지연 △임금 및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주거비 물가 오름세 △기후변화 등의 요인으로 장기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한은은 내년에도 주요국 유휴생산능력이 상당 부분 하회하면서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원자재 가격도 추세적으로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돼 기업의 비용 부담도 추가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 갭률(미국 등 10개국의 GDP 기준 가중 평균)을 △올해 -2.1% △2022년 0.1% △2023년 0.5% 등으로 각각 전망했다. 한은은 "공급 병목현상을 유발한 요인이 여전한 데다, 최근 계절적 수요 증가 등이 가세하면서 병목현상 완화 전망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등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국의 임금 오름세도 확대되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급등한 집값 역시 물가 상승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7일(현지시간) 비영리 민간 경제연구소 콘퍼런스보드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내년도 미국 기업들의 평균 임금 인상률(총 급여 기준)이 평균 3.9%에 달할 것으로 보도했다. 이는 세계금융위기가 터졌던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세계화 등 구조적으로 저물가 요인이 약화되는 가운데 기후변화 및 저탄소·친환경 경제로의 전환도 장기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그린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친환경 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와 관련된 원자재 수요를 증대시키고, 고탄소 배출 산업에서는 탄소세 부과 등이 동 산업의 생산 비용을 증대시킬 수 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높아진 상황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율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동조화 현상은 과거보다 큰 폭으로 강화됐다. 글로벌 물가와 국내 물가 간 상관계수는 과거 2000~2007년 중 0.28에 불과했으나, 2010~2021년 들어 0.78까지 올라섰다.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글로벌 CPI 상승률,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지수(PPI) 등의 상관성을 분석하는 계량모형에서도 글로벌 물가가 1%p 올라설 때 국내 물가의 영향이 2000~2007년 중 0.1%p 상승했지만, 2010~2021년 중에는 0.26%p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물가의 국내 물가 영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높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글로벌 수요 및 비용, 공급병목, 기후변화 등 최근의 높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에 주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요인들의 흐름 변화 여부와 이같은 변화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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