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중단' 강수에 놀랐나?···당국 "확산 가능성 낮다"
은행 '대출중단' 강수에 놀랐나?···당국 "확산 가능성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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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통해 설명했지만···
농협, 목표 초과해 자체 관리
우리, 3분기 전세대출만 억제
타행들, 대출 한도 여유 있어
"대출 '보릿고개' 온다" 지배적
(사진=금융위원회)
(사진=금융위원회)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NH농협은행의 부동산담보대출(주택담보대출) 취급 중단으로 촉발된 일부은행들의 대출 중단이나 축소에 대해 금융당국이 "은행권으로의 확산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대출을 중단했거나 축소한 은행들의 내부 사정을 조목조목 설명하는 보도자료를 통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출절벽 우려에 대한 진화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는 갑작스런 시장의 충격을 완충하기 위한 일종의 '임시방편'이라는 시각이 많다. '매파' 금통위원으로 알려진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취임도 하기전에 가계부채 누증에 대한 강한 우려 표명과 함께 모든 수단을 통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어 가계대출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극단적 대출 중단은 아니더라도 역대급 가계대출 '보릿고개'가 닥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는 23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당초 계획 대비 가계대출 취급여력이 충분한 다른 금융사들에까지 대출 취급중단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7월까지 가계대출 취급이 집중된 농협은행·농협중앙회와 달리, 대형 시중은행을 포함한 대다수 금융사들은 가계대출 자체 취급 목표치까지 여유가 많이 남아있다"고 했다.

최근 농협은행 등이 주담대 취급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서는 "당초 목표치를 크게 초과해, 계획을 준수하기 위해 취한 조치"라며 "농협은행 자체 점검 결과, 증가세가 높은 주택구입용 대출 등의 한시적 취급중단 조치 없이는 연중 목표치 준수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농협은행의 7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135조316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다른 시중은행들이 2~4%대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5~6%)을 넘어서면서 농협은행은 오는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신규 가계 부동산담보대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농협중앙회도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낮추고 신규 집단대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농협은행·중앙회의 대출 취급중단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특히, 우리·SC제일은행의 경우도 자체적인 리스크관리 기준에 따라 일부 상품의 공급을 조절한 것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우리은행과 제일은행은 각각 전세자금대출과 신잔액코픽스 기준 주담대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우리은행은 7~8월 중 전세대출이 예상보다 큰 폭 증가해 3분기 증가세 관리를 위해 9월까지 한시 중단한 것으로, 10월부터는 대출이 재개될 예정"이며 "제일은행의 경우 사실상 이용고객이 거의 없는 금리산정 방식을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계부채 리스크관리를 소홀히 했던 일부 은행의 대출 취급 중단 조치로 금융소비자 불편이 발생하지 않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향후 가계부채 연착륙 도모 과정에서 실수요자 및 일반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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