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시대 명과 암②] '빚'으로 쌓아올린 금자탑···'거품' 경계감
[코스피 3000시대 명과 암②] '빚'으로 쌓아올린 금자탑···'거품' 경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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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코스피 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 견인
신용융자잔고 19조3523억원···거센 '빚투' 열풍
홍남기·이주열 "자산시장 자금쏠림" 경고음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남궁영진 기자] 한국 증시의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진 6일 금융시장 한편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역대급 유동성이 코스피를 빠르게 끌어올린데 따른 후유증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개미들의 '빚투'(빚내서 주식투자) 광풍이 언젠가 금자탑을 무너뜨릴 것이란 쓴소리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 거시경제 투톱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괴리 문제를 경고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6일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6일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장이 열리자마자 1~2분여 만에 3002.26으로 직행했다. 오전 장 한때 코스피는 전날보다 36.59p(1.22%) 오른 3027.16까지 상승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2007년 7월 2000을 처음 넘긴 이후 13년 5개월 만에 '2000 시대'를 지나 '3000 시대'에 진입했다.

코스피 3000시대의 주역은 이른바 '동학개미'(개인투자자)다. 동학개미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급락 이후 40조원 가까이 유가증권시장에 쏟아부으며 증시를 견인했다. 같은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1조7000억원, 20조원을 순매도 했다. 사실상 동학개미들이 코스피 3000시대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다만 이들의 매수세가 '빚투'(빚내서 투자)에 의존한 것이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사에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4일 기준 19조352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월 2일(9조2072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19.2%(10조1451억원) 증가한 수치다. 주식 가격의 적정성을 가늠할 수 있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고점 부근까지 뛰어올랐다는 점도 지적된다. 

코로나19 충격에 각국 정부가 앞다퉈 내놓은 경기 부양책으로 유동성이 증가하자 개인투자자들이 이를 틈타 막대한 순매수세를 보인 가운데,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시장의 추이를 지켜봐야한다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회복 국면이기 때문에 실적으로 인한 리스크보다는 유동성의 '부메랑'을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다. '블랙스완'(예상치 못한 변수) 등장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홍 부총리와 이 총재가 연초부터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괴리에 대해 경고음을 낸 것도 같은 의미다. 홍 부총리는 지난 5일 범금융 신년 인사회를 통한 신년사에서 "실물과 금융 간 괴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도 위기 대응 과정에서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이 자산 시장으로의 쏠림, 부채 급증 등을 야기할 가능성에 유의하며 유동성을 세심히 관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 역시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실물간 괴리가 확대된 상황에서는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금융시스템의 취약부문을 보다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위기 후유증으로 남겨진 부채문제 뿐 아니라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쏠림 등 해결해야 할 현안도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쉬지 않고 계속 상승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좋을 수 있지만, 과도한 상승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에는 지난해 4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된다"며 "2800선 돌파의 주역이었던 반도체 업종을 비롯한 코스피 전반에 4분기 실적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도 다소 둔화되는 양상인 데다, 펀더멘털 회복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과도한 낙관심리의 반작용(되돌림)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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