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시대 명과 암①] 대망의 '삼천피'···증권가 "더 간다"
[코스피 3000시대 명과 암①] 대망의 '삼천피'···증권가 "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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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연저점 이후 110%↑···개인, 사흘간 3.4조 폭풍매수
유동성·기업실적 등에 '상승탄력'···단기 급등 따른 과열 경계도
사진=김현경 기자
사진=국민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남궁영진 기자] 코스피가 새해 파죽지세를 이어가며 대망의 3000선 고지를 밟았다. 증권가에선 낙관론이 우세하다는 점에서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과 '동학개미', 기업실적 등 3박자가 어우러지며 강세장에 주효할 것이란 분석이다.

6일 오후 2시3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10.99p(0.37%) 오른 3001.56을 가리키고 있다. 전날보다 2.77p(0.09%) 상승한 2993.34에 출발한 지수는 오름폭을 확대하며 3027.16까지 올라섰다.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을 소화하는 과정을 거치며 2970선까지 밀렸지만, 재차 반등하며 3000선에 안착했다. 

코스피가 3000선에 오른 것은 1956년 한국 주식시장이 처음 개설된 이래 65년 만이다. 1989년 3월31일 처음 1000선을 돌파했고, 2007년 7월25일 2000을 넘어선 지 근 13년 6개월 만에 3000시대에 진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절정이던 지난해 3월 1439.43까지 고꾸라진 후 급반등 장세를 연출, 무려 110% 급등했다.

증시가 연일 '가보지 않은 길'을 가면서 증권가도 한껏 분주해졌다. 지난달 초만 해도 시장에서 의구심을 가졌던 3000선이 새해 3거래일 만에 현실화하자, 전망치도 잇달아 상향 조정되고 있다. 주요 증권사는 현재보다 10%가량 높은 3300선도 무난할 것으로 점친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위험자산 선호가 지속되는 구간에서 국내 증시는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면서 "코스피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은 과거와 비교해 가장 높지만, 글로벌과 비교하면 66%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할인을 받고 있다"며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3300선으로 올려잡았다.

지난해 증시 극적 반등의 일등공신인 '동학개미'는 올해도 존재감이 단연 두드러지며 '슈퍼개미'로까지 일컬어진다. 최근 3거래일간 무려 3조4000억여원어치 사들이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과 기관의 물량을 모두 받아내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막대한 유동성이 풀린 영향이다. 

초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규제, 대주주 양도세 완화 보류 등으로 갈 곳 없는 자금이 주식시장에 진입했다.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4일 기준, 68조2837억원이다. 전년(29조8599억원)과 견줘 128.7% 급증한 규모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수급이 갈수록 보강되면서 상승 압력이 유지되는 모습"이라며 "아직까지는 그간의 상승세를 되돌릴 만한 큰 악재가 발견되지 않고 있어,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 실적 기대감도 상승 탄력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시장은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이 180조원에 안착한 뒤, 내년엔 역사상 최고치이자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정점이던 2018년(197조4000억원)을 웃도는 218조원 달성 전망을 빠르게 선반영하고 있다고 봤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실적 모멘텀의 절대·상대적 우위와 반도체 슈퍼 사이클 재개가 담보하는 높은 이익 가시성, 주요국 경기와 정책이 견인하는 이익 성장 추세를 반영할 것"이라며 "이 경우 PER(주가수익비율)에 기초한 시장 눈높이는 올해 이익 전망에서 내년 추가 성장까지 확장돼도 큰 무리가 없다"고 제언했다.

증시 향방에 대한 낙관론이 우세한 가운데,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일부 제기된다. 3000선을 두고 등락하는 변동장세가 연출될 것이란 예상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엔 코로나19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실적이 대폭 선방하면서 주가도 올라섰다"며 "올해의 경우, 연간 영업익 증가율 추정치인 47% 수준에 부합할지 의구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 실적 대비해서 주가가 비싼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는 유동성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면서 "최근 상승 추세가 조금 부담스러운 상황인데,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단언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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