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옵티머스, 공공기관 매출채권 투자 全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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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검사결과 및 향후 대응' 발표
펀드자금, 대부분 사모사채 편입
자금 빼돌려 선물옵션도 투자···5천억원 회수 어려울듯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5000억원대 환매 중단 사태를 야기한 옵티머스자산운용이 부동산·개발사업 등 위험자산에 투자할 목적이었음에도 공공기관 매출채권 등 안정적 자산에 투자한다고 속여 투자금을 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대표이사는 펀드 자금을 개인 주식·파생상품 등으로 횡령했고, 금융감독당국에 허위자료를 제출하고 자료를 은폐하는 등 검사업무도 방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펀드 편입 자산(5235억원·지난 1일 평가액 기준) 가운데 98%는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은 2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와 향후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라임사태' 이후 집중관리 운용사로 선정된 옵티머스운용에 대한 서면검사 과정에서 위규 혐의를 포착, 지난달 19일부터 검찰과 공조해 검사를 진행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달 21일 현재, 옵티머스운용의 펀드는 46개(설정원본 5151억원) 가운데 24개 펀드에서 약 2401억원 규모로 환매가 연기되고 있다. 나머지 22개 펀드도 환매연기 펀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자산으로 구성돼 있어, 만기 도래 시 환매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금감원 측은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펀드의 약 84%에 해당하는 4327억원을 판매했다. 다음으로 하이투자증권(325억원), 한국투자증권(287억원), 케이프투자증권(148억원) 순이다. 투자자(계좌수 기준)는 전체 1166명으로, 개인 투자자 982명(2404억원), 법인 투자자 184명(2747억원)으로 집계됐다.

옵티머스운용은 투자 제안서에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직·간접투자하는 것으로 기재하는 등 안정적 자산에 투자된다고 해 투자자금을 모집했다. 하지만 정작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 실적은 없었다. 기업 사모사채 발행사를 경유해 부동산 등에 투자하거나 펀드 간 돌려막기에 자금을 사용했다.

옵티머스운용의 46개 펀드가 편입한 자산은 5235억원이었다. 편입 자산의 대부분인 98%는 비상장기업 사모사채(5109억원)였다. 씨피엔에스(2052억원)와 아트리파라다이스(2031억원), 라피크(402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279억원) 등 4개사가 발행한 사모사채였다. 이들 업체 모두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 모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김동회 금감원 부원장보는 "4개사는 펀드 자금을 자사 명의로 각종 자산에 직접 투자하거나 다른 관련 법인에 이체하는 단순 도관체였다"며 "자금은 약 60여 개 투자처에 3000억원 내외 수준으로 흘러갔지만, 신뢰성이 낮아 자산실사 등을 통해 확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현 대표(구속)은 펀드 자금 일부를 개인 계좌를 통한 주식과 선물옵션 매매 등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금은 수차례 이체 과정을 거쳐 대표이사 개인명의의 증권계좌로 입금됐고, 대표는 자금을 사용해 개인명의로 주식이나 파생상품에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상 신고의무도 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대표의 횡령 자금 규모는 현재 검찰이 수사 중으로, 수백억 원 규모의 손실을 본 것으로 금감원 측은 보고 있다.

옵티머스운용이 허위자료를 제출하거나 자료를 은폐하는 등의 방법으로 금감원의 정상적 검사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건설사 등과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음에도 허위의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 등을 제출했다"며 "현장검사 직전 주요 임직원의 PC와 관련자료를 은폐하고 자료제출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펀드자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에 대여하고, 시행사로부터 금융자문수수료를 수취하거나, 운용인력이 아닌 대표이사가 펀드 운용에 관여하는 등 이해상충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사무관리회사인 예탁결제원과 수탁회사 하나은행에 대한 현장 검사도 진행했다.

예탁결제원의 경우 펀드회계 시스템에서 옵티머스 펀드의 편입 자산 정보를 실제 운용 정보와 다르게 생성했는지가 주요 점검 항목이었다.

하나은행은  일부 펀드의 신탁계약서상 투자대상 자산이 공공기관 매출 채권으로 기재됐는데도 옵티머스 운용 지시에 따라 사모사채를 매수했는지 등을 살폈다. 펀드 최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대한 현장 검사는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현재 옵티머스 펀드의 채권 보전과 자산실사, 펀드이관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속한 투자자 피해구제를 위해 검사결과 분석, 3자 면담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빠른 시일 내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결과 제재는 잔여 펀드의 관리 방안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가 선행돼야 하므로 펀드 이관과 병행해 신속하게 실시할 것"이라며 "검찰 수사결과 등으로 펀드자금과 관련된 상장법인 등의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된 경우 신속히 조사해 엄정하게 처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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