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형제도·디폴트옵션 도입되도록 국회·금융당국과 지속 협의"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사모펀드 시장이 잇단 사고로 불신이 팽배해 있는데, 향후 유사 사태가 재현되지 않도록 협회 차원에서 제도를 개선하고 자율 규제를 강화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열린 하계 기자간담회에서 "사모펀드 시장 신뢰 회복과 건전화 방안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나 회장은 "최근 사모펀드와 관련한 일련의 사태가 발생해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했는데,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죄송한 입장을 전한다"면서 "조만간 이와 관련해 금투협 차원에서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했다.
협회는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제도 개선과 자율규제 강화에 주력하는 한편, 구체적 실천 방안들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나 회장은 "올 하반기 전문사모운용사의 내부통제를 위한 매뉴얼과 체크리스트 등을 제작·배포해 실무에 바로 활용토록 할 계획"이라며 "전문사모운용사 전담중개업무인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와 판매사 및 운용사 등 시장 참여자들의 상호 감시와 견제 등 역할 강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 신뢰를 저버리는 부끄러운 일로 송구스럽지만, 산업 발전과 국민 자산 증식 기반을 이뤄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며 "협회 차원의 추진 방향이 자본시장 정책 결정과 국민경제 성장의 신성장 동력이 되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나 회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편방안(금융세제 개편안)과 관련해선 긍정 평가를 내리는 한편, 일부 아쉬움을 드러내며 개선·보완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정부는 △포괄적 '금융투자소득' 과세체계 및 월별 금융투자소득 원천징수제도 도입 △금융투자소득간 손익통산 및 손실 이월공제 허용 △집합투자기구(펀드) 과세체계 합리화(2022년) △증권거래세의 단계적 인하 등을 뼈대로 한 금융세제 개편안을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나 회장은 "이번 선진화 방안은 후진적인 현행 자본시장 세제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과세체계로 개선한다는 점에서 매우 혁신적"이라며 "특히 중·장기적으로는 자본시장 발전과 건전한 투자문화 조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증권거래세의 완전 폐지가 이뤄지지 않았고, 집합투자기구(펀드)에 대한 기본 공제가 아직 적용되지 않은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여전히 개선과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나 회장은 "퇴직연금제도와 관련, 기금형제도와 디폴트옵션 도입이 재추진되도록 국회와 금융당국과 협의를 지속할 계획"이라며 "국민자산증식을 위한 공모펀드 활성화 및 ISA(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 제도 개선을 지원하는 한편, 부동산 신탁 관련 조세 제도 합리화 등 선진 투자환경 구축을 위한 제도 개선도 건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금융교육을 지원해 바람직한 투자 문화를 구축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자본시장 성장 방안 중 아쉬운 부분이 금융교육인데, 전 세계에 걸쳐 필요하지만 아직 폭넓게 활성화되지 않았다"면서 "건전한 투자 문화 조성에 필수인 금융교육을 전 연령대에 걸쳐 확대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나 회장은 아울러 "저금리·저성장이 고착화하는 뉴노멀시대에는 자본시장이 국민자산 증식의 든든한 파트너가 돼야 하고, 모험자본 공급자로서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자본시장 전반에 걸쳐 체질을 개선하고 기초 체력을 강화해 시장 참여자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며 "국민경제 성장의 신동력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