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협회에 대한 회원사의 신뢰와 투자자들의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 모두가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불완전판매 등 사태로 다수의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올해 고객 신뢰 회복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금융당국 수장들의 주문과 궤를 같이 한 것이다.
나 회장은 "DLF 사태 등으로 사모펀드 시장 위축과 투자자 신뢰 저하, 공모펀드의 지속적 정체를 겪고 있다"면서 "협회는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해 자율규제의 기능과 역할이 제몫을 다하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원사의 자체적인 내부통제 역량을 높이기 위해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금융소비자 보호와 투자자의 자기책임원칙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제도와 관행 개선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고난도 금융상품과 관련한 영업행위 기준과 자금세탁방지 업무지침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온라인·모바일 디지털 투자교육을 실시하고, 노인 등 금융소외계층에 대해 집합교육을 확대하는 등 투자자 교육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정보교류 차단 등의 원칙중심규제 전환에 대비, 내부통제 장치 표준안 마련을 추진하는 등 회원사의 내부통제지원을 위해 균형 잡힌 원칙과 기준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나 회장은 모험자본 핵심 자금중개자인 증권사의 모험자본 확대를 위해 NCR(영업용순자본비율) 제도 등 투자은행(IB) 업무 역량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금투협에 따르면, 증권사는 2018년 자본시장을 통해 중소기업과 혁신기업에 총 21조4000억원의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그는 "증권사는 생산적 금융의 공급자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며 "모험자본의 추가적 확대를 위해 해외의 건전성 규제를 조사하고, 이를 통해 NCR·레버리지비율 제도 개선방안과 증권사 건전성 규제 발전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금융투자업을 글로벌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증권사 해외투자 인프라를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해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허용관련 입법의 국회 통과를 지원할 뜻을 밝혔다. 외화증권 브로커리지 업무의 효율성과 제도 등을 점검·개선해 브로커리지 업무의 글로벌화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최근 정부가 추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규제를 단순히 반대하기보다는, 국민 경제와 투자자 보호 차원을 고려한 발전 방안을 정부와 모색한다는 뜻을 밝혔다.
나 회장은 "이번 정부의 부동산 PF 규제는 부동산투자쏠림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생산적 분야로 자금 물꼬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판단했다.
세제 선진화와 관련해선 "주식 거래세를 양도소득 과세체계로 전환토록 노력할 것"이라며 "금융투자상품 전반에 대한 손익통산 허용과 손실이월공제 도입을 중점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이중과세 문제 등을 해소하고 손실에 대한 적극적 고려를 통해 혁신기업 등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금형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 등 '퇴직연금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나 회장은 "현재 퇴직연금은 운용 구조상의 한계와 원리금 보장상품 비중이 90프로를 상회하는 문제 등으로 인해, 지난 2018년 기준 5년 연평균 수익률이 1.9%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수익률이 고착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기금형 퇴직연금과 디폴트옵션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면서 "협회는 법 개정 지원을 위해 노력함과 동시에, 퇴직연금을 통해 근로자 노후의 자산이 자본시장을 통해 증식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