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유동성, 저신용 기업에 안 흘러가···자산거품 우려"
손병두 "유동성, 저신용 기업에 안 흘러가···자산거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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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금융시장의 회복세와 달리 실물경제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는 '금융시장과 실물지표의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손 부위원장은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기존의 우량기업과 금융시장 내에만 머무르며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까지 자금이 흘러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인 0.5%로 낮아지면서 시중에는 약 1130조원(4월 기준)의 부동자금이 풀렸고, 투자자예탁금도 46조6000억원(6월 10일)으로 지난해말(27조3000억원) 대비 약 20조원이나 증가했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국내 금융시장은 다소 변동성을 보이고는 있지만 주가는 연초 수준으로 회복됐고, 회사채·기업어음(CP) 시장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AA- 등급의 회사채와 국고채 3년물간 스프레드는 4월말 121bp, 5월말 133bp, 6월 11일 137bp 수준이다.

A1 등급의 CP와 통안채(91일)의 스프레드는 3월말 129bp, 4월말 127bp 등으로 일시적으로 높아졌다가 5월말 101bp, 6월 11일 95bp 등으로 낮아지고 있다.

반면 실물경제 지표인 경제성장률은 1분기 -1.3%를 기록했고, 수출과 고용의 감소도 지속되고 있다.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분기 -1.7%를 기록한 이후 4월 -25.1%, 5월 -23.7%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취업자수도 전년동월 대비 1분기에는 28.8% 늘었지만 4월에는 -47.6%, 5월 -39.2%를 기록했다.

금융권에서는 실물경제 회복지원을 위해 1월~5월 기간동안 중소기업에 약 48조6000억원의 대출을 실행했고,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도 고르게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금감원 분석결과 정책금융기관의 중소·중견기업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약 72%가, 시중은행의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의 약 86%가 보통·취약등급 차주에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손 부위원장은 "시중 유동성의 흐름을 생산적인 부분으로 돌리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없다면 금융시장 내에서의 양극화와 금융-실물경제 간 불균형이 확대될 수 있다"며 "비생산적 부문으로 자금이 쏠려 자산가격의 버블을 초래하는 등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이 의도하지 않은 효과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제 전체적으로 볼 때 리스크 부담능력이 더 높은 경제주체가 경제의 불확실성 하에 더 많은 역할을 부담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며 "금융회사는 국제금융시장과 자본시장 등 다양한 자금조달원에 접근이 가능하고 리스크풀링(Pooling)과 기업금융에 대한 노하우 등 자금조달 리스크 관리에 여러 이점이 있으니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도 저신용등급 회사채·CP 매입기구, 자동차산업 상생협력 특별보증, 기업자산 매각 프로그램, 프라이머리 자산담보부채권(P-CBO) 매입대상 확대 등을 통해 금융지원의 사각지대를 채워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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