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가장' 증권사 각자 대표, 효과 톡톡
'한 지붕 두 가장' 증권사 각자 대표, 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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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證, 12년 만에 김해준·박봉권 각자 대표 체제 유력
미래·KB證, 통합 후 줄곧 유지··전문 분야 시너지로 호실적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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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복수의 대표가 권한을 독립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경영 체제인 '각자 대표'가 증권가에서 주목받고 있다. 각각의 전문성을 띤 인물이 관련 분야에 주력, 경영 효율을 꾀하면서 양호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최근 박봉권 교보증권 부사장을 신임 각자 대표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6연임이 유력한 김해준 대표와 각자 대표로 교보증권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12년간 김 대표 단독으로 구축됐던 교보증권의 수장은 각자 대표 체제로 변화가 일 전망이다.

박 부사장은 지난 2010년 교보증권 고유자산운용본부장을 맡은 후 10년 만에 컴백하게 됐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채권운용팀장과 증권운용실장을 역임한 그는 자본시장 분야를 두루 거친 만큼, 각자 대표로서 교보증권의 활력과 시너지를 높이는 데 만전을 기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형사인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은 각자 대표 효과를 보고 있다. 두 대표가 전문 분야를 진두지휘하며 경영 효율을 높이고 사업적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6년 통합법인 출범 후 줄곧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최현만 수석부회장이 경영혁신과 글로벌, 디지털 부문을, 조웅기 부회장은 투자은행(IB)을 맡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5223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법인과 IB, 트레이딩 등 부문의 선전이 주효했다. 이에 힘입어 증권업계 최초로 자기자본 9조원을 넘어섰다. 회사는 향후에도 각 부문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글로벌 탑티어 IB로 도약할 계획이다.

2017년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으로 탄생한 KB증권도 각자 대표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김성현 사장은 전문 분야인 IB를, 박정림 사장은 WM(자산관리)을 총괄, 이익 중심 경영체계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KB증권 고위 관계자는 "두 대표가 관록을 발휘하는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각자 대표 체제를 줄곧 유지하는 것"이라며 "역할 분담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열사인 KB자산운용도 이 같은 순기능을 목적으로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41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 증가했다. IB와 WM부문의 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통합 출범 후 가장 많은 순이익을 시현했다. 박정림 사장이 최근 다산금융상 증권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KB증권의 WM 부문은 고객 자산이 올해 50%가량 증가, 현재 30조원을 넘어섰다. IB 부문의 경우, 채권발행시장(DCM)에서 9년 연속 1위를 수성했고, 기업어음(CP) 중심의 단기 조달시장에서도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사의 업무 영역이 점차 다양해지는 가운데, 각각의 업무 영역에서 높은 전문성을 지닌 인력이 모든 책임을 맡고, 주요 경영 의사결정을 내리는 각자 대표 체제를 선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CEO 레벨에서도 관련 업무에 대해 오랜 경험과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경영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이 같은 요건을 확보한 이들에 각자 대표라는 특별 형태의 CEO 분담 체제가 마련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를 극대화해 회사의 높은 이익 창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각자 대표 체제의 순기능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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