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본격적인 차기 회장 후보 선임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26일 차기 회장 선거를 위한 첫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확정지었다.
후보군에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 6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전직 가운데서는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이 거론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회추위가 진행중인 것은 맞지만 1차 후보군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이사회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독립적으로 의사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회추위는 몇 차례 회의를 더 진행한 뒤 다음달 중순 차기 회장후보를 추천할 전망이다. 회추위가 회장 후보를 추천하면 이사회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회장이 확정된다.
금융권에서는 조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KB금융그룹을 제치고 리딩금융그룹 왕좌를 공고히 한 데다 미래 성장동력인 글로벌, 비이자이익 부문도 의미있는 결실을 맺으면서 재임기간 중 손색없는 경영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신한금융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896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문제는 조 회장의 법률 리스크다.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한 당시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다음달 검찰 구형이, 내년 1월 1심 판결이 내려질 전망이다. 1심이기 때문에 연임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최악의 결과가 나올 경우 조 회장의 부담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함영주 당시 KEB하나은행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고, 결국 함 행장은 연임을 포기해야 했다.
금융권에서는 조 회장을 비호하기 위해 회추위가 갑작스럽게 당겨졌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회추위는 현직 회장의 임기 두 달 전까지 차기 회장 후보를 선출하도록 돼 있다. 내년 3월까지인 조 회장의 임기를 고려하면 한 달 이상 인선절차가 앞당겨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