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1.25%' 2년 만에 역대 최저금리···경기 부양에 '무게'
'年 1.25%' 2년 만에 역대 최저금리···경기 부양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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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증하는 디플레 우려···금융안정→경기부양 무게추 옮긴 듯
0.75~1% '실효하한' 근접···내년 초 추가인하 여부 주목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기존 대비 0.25%p 하향조정하면서 2년 만에 사상 최저 금리 시대가 다시 열렸다.

국내 수출 둔화의 배경인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데다 일본 수출규제도 장기화 하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까지 추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대두되는 상황이다. 한은 내부에서도 가계부채와 같은 금융안정보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추가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태평로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25%로 0.25%p 인하했다. 앞서 금통위가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p 내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3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내린 것이다. 한은은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1.25%로 내리고 나서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 0.25%p씩 올렸다가 7월 0.25%p 내렸다. 기준금리 연 1.25%가 지난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유지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추가 인하로 기준금리는 2년 만에 다시 역대 최저수준으로 돌아왔다. 

이날 결과는 시장의 눈높이와 부합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8일 채권 보유 및 운용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5%가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답했다. 나머지 35%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대내·외 어려워진 경제 여건 등으로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지난 8월 금통위 회의에서 0.25%p 금리인하 소수 의견이 나왔다. 신인석 위원과 조동철 위원이 그 주인공이다. 두 위원은 통화당국이 금융안정보다 저(低)물가 현상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금통위 회의록을 보면 8월 당시 금리동결에 한 표를 던진 다른 위원들도 명확히 금리인하를 반대한다기 보단 '7월 금리인하 효과를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한은은 경기 하강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인하 시그널을 시장에 던진 상태다. 이 총재는 지난 8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연 2.2%) 달성에 대해 "쉽지 않아 보인다"며 하향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본격적인 국감 전 인사말씀에서 그는 "한은은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통화신용정책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사했다. 

여기에 장기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 속에서 뚜렷한 경기반등 조짐도 나타나질 않고 있다. 국내외 경제연구소들은 국내 경제성장률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쏟아내는 데 한창이다. 그나마 한국금융연구원(2.1%), 현대경제연구원(2.1%), LG경제연구원(2.0%) 등은 2%대 초반으로 봤지만 ING그룹(1.6%), 노무라증권(1.8%), 씨티그룹(1.8%), 모건스탠리(1.8%), BoA메릴린치(1.8%), 스탠더드차타드(1.9%) 등은 아예 1%대 후반까지 내렸다. 

무엇보다 저물가가 지속되면서 이른바 'D(디플레이션)의 공포'가 우리경제를 덮치고 있다. 2%를 한참 밑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9월 사상 첫 마이너스(-0.4%)를 기록했고, 같은달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1%대로 내려 앉았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10월 역시 마이너스 물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은이 할 수 있는 일은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하는 것 밖에는 없어보인다"고 했다. 

다만 금리인하가 경기 부양효과를 낼 수 있을 지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홍범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으로서는 여러 분위기상 금리인하로 가야했지만, 현재 금리가 높아서 투자나 소비가 안되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문제, 가계부채 문제가 계속 쌓여있다. 이런 부분에서 부작용을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불행 중 다행은 미국의 금리 방향이 인하로 기울고 있다는 점이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기존 2.00∼2.25%에서 1.75∼2.00%로 0.25%p 내려 한은으로선 정책 여력이 커진 상황이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차가 더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을 우려해야 하는데 그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관심은 한은이 내년에도 금리인하를 지속할 지 여부로 쏠린다. 대내외 어려운 경제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한은이 '가지 않은 길'로 발걸음을 재촉할 가능성을 점친다. 실효하한 금리의 수준을 0.75~1.00%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실효하한 금리는 비기축통화국인 우리나라가 제로금리까지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한 기준금리의 하한선을 의미한다. 이를 고려하면 현 수준에서 한 두차례 더 금리가 인하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이날 오전 11시20분 시작될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에 이목이 집중된다. 다음 금리인하 시점이 내년 1분기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 총재가 뚜렷한 시그널을 주기는 어렵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지난 회의록에서 일부 위원이 재정 중심의 확대 정책과 금융안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점에서 만장일치 금리인하보다는 소수 금리동결 주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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