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18주 연속' 하락?···실수요자들 "체감 못해"
서울 집값 '18주 연속' 하락?···실수요자들 "체감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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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강남권 집값, 지난해 고점 수준···강남 급매물로 착시효과
동탄2신도시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이진희 기자)
동탄2신도시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 직장인 윤 모(38)씨는 최근 영등포구 신길동 일대에서 집을 알아보다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점찍어 놓은 '신길자이'(전용면적 84.94㎡)의 매매가격이 고점이었던 지난해 8월 8억원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인근 아파트들도 집값이 눈에 띄게 하락한 곳을 찾기 힘들었다. 윤 모씨는 "뉴스를 보면 집값이 많이 하락했다고 하던데 어디가 떨어졌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9.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올해 들어 아파트값 변동률은 줄곧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고, 거래는 뚝 끊겼다.

하지만 정작 수요자들은 집값 하락을 체감할 수 없다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가격이 급등했던 지역 위주로 떨어지고 있는 데다 이들 지역 마저 하락세가 완만해, 체감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은 -0.10%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12일(-0.01%) 상승세가 꺾인 이후 18주째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 양상이다.

강동구가 -0.23%로 제일 많이 떨어졌고, 은평구(-0.22%), 강남구(-0.20%), 서초구(-0.17%), 양천구(-0.16%), 용산구(-0.15%) 순이었다.

감정원 관계자는 "대출규제, 세제강화 등 각종 하방요인으로 인해 그간 상승 피로감 높은 단지와 신규 입주단지 및 대단지 등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집값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아직도 냉랭하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약세를 주도하고 있으나, 실수요가 많은 비강남권 단지의 경우 지난해 규제 발표 이전 거래가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 올랐다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다.

단지별로 살펴보면 영등포구 신길동 '래미안에스티움' 전용 59㎡는 지난해 11월 8억4000만원에 팔렸지만 현재 호가는 9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가격대가 비교적 낮은 저층도 8억6000만~8억8000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13억3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마포구 상수동 '래미안밤섬리베뉴 1차' 전용 84㎡는 14억원으로 호가가 치솟았다. 인근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과 흥정을 한다고 해도 13억5000만원 이상은 줘야 한다"며 "급매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지난해 거래가보다 더 낮춰 부르는 매도인이 없다"고 말했다.

낙폭이 크다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역시 폭등한 집값에 비하면 가격이 여전히 높다는 불만이 많다. 실제 지난해 재건축 아파트값은 16.86% 올랐지만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9·13대책 이후 19주 동안 2.6% 떨어지는데 그쳤다.

이렇듯 수요자들이 기대하는 가격과 실제 가격과의 격차가 크다보니 '거래 절벽' 현상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13 대책 전의 10분의 1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9월 1만2227건에 달했던 매매거래 건수가 이달(18일 기준)엔 862건을 기록한 것. 거래량 추이를 감안하면 전월(1587건)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급매물로 인한 착시현상으로 분석한다. 전반적인 거래 자체가 경직돼 있는 비정상적 상태에서 강남권의 몇몇 급매물이 집값 통계의 하락곡선을 이끌었다는 얘기다.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집값 하락을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 투기수요 억제 등 집값 하방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집값의 최대 변수로 꼽혔던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지난해와 비슷한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호황기에 급등했던 집값은 전방위적인 규제 정책으로 인해 하락세로 접어들었으나 완만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 역시 주택시장의 급락을 가져올 정도의 파괴력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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