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도권 '분양물량 폭탄'…미분양 리스크↑
내년 수도권 '분양물량 폭탄'…미분양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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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및 경기·인천 22만5000가구 공급…대부분 이월 물량
중견사도 수도권 집중 공략…"신규공급 확대 정책이 변수"
수도권 신규 분양단지 견본주택에서 내방객들이 단지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수도권 신규 분양단지 견본주택에서 내방객들이 단지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내년 수도권 분양시장에만 22만5000가구에 달하는 물량이 쏟아진다. 청약제도 변경,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분양가 조율 등으로 이월된 물량이 대거 몰린 것인데, 중견건설사들도 서울 및 경기권을 집중 공략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과잉과 미분양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건설업체들의 물량공세에 따른 미분양 우려도 나온다. 

2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분양예정 물량은 22만4812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계획물량(10만8492가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11만2195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이 집중됐고, △서울 7만2873가구 △인천 3만9744가구 등이다.

특히 올 하반기 치열한 분양대전이 예고됐던 위례신도시의 물량이 대부분 이월됐다. 애초 지난 10월 분양을 계획했던 '힐스테이트 북위례'는 내년 1월로 일정을 미뤘고, '위례신도시 우미린 1차'도 올 11월에서 내년으로 계획을 조정했다. 

'위례포레자이'의 경우 물량 소화를 위해 지난 21일 견본주택을 오픈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으나, 하남시와 협의가 지연되면서 결국 내년으로 늦춰졌다. 1월 2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3일 1순위, 4일 2순위 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에선 11월 분양예정이었던 '청량리역 롯데캐슬'과 '사당3구역 푸르지오' 등 단지가 HUG와의 협상 지연으로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부동산시장 침체 전망에도 올해 소화되지 못한 단지가 더해지면서 분양 호황기 때보다 더 많은 물량이 쏟아지는 셈이다. 

대형건설사와 함께 중견건설사 역시 수도권 분양시장 분위기 띄우기에 동참한다. 그간 틈틈이 수도권 입지를 확보한 중견사들이 본격적으로 수도권 공급 물량을 확대하는 것이다.

호반건설은 서울 양천구 신정동을 비롯해 경기도 시흥과 평택, 인천 송도 등에서 5900여 가구의 '호반베르디움'을 공급하며, 시티건설은 인천 청라지구, 경기도 화성 등에서 820여 가구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중흥건설과 우미건설도 수도권에서만 각각 7600여 가구, 5000여 가구를 선보인다.

문제는 분양계획 물량이 모두 소화될 수 있느냐다. 다행히 지방과 달리 내년 수도권 분양시장은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지만, 물량 홍수 속 수요자들의 '옥석가리기'가 시작되면 단지별 희비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라는 우려도 적잖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 팀장은 "무주택자 중심으로 변모한 분양시장엔 실수요자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인기지역, 유망단지를 중심으로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경기 남양주, 하남, 과천, 인천 계양 등 3기 신도시를 통해 신규 공급 확대를 꾀하고 있는 점도 분양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서울 인근 지역에서의 공급 확대 정책이 향후 분양가 인하 기대감과 맞물려 주택구입수요를 대기수요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주택시장 양극화가 신규 분양시장으로 옮겨가면서 분양시장에 대한 불안감도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최근 분양시장은 수요가 집중되며 주택시장에 비해 호황이 지속되고 있으나, 공급 증가에 따른 영향이 곧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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