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늪' 빠진 대방건설···'실적 타격' 불가피
'미분양 늪' 빠진 대방건설···'실적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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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산그린시티 5·6차, 줄줄이 청약미달
자체사업 '적신호'···"고가 전략 바꿔야"
송산대방노블랜드 5·6차 조감도. (사진=대방건설)
송산대방노블랜드 5·6차 조감도. (사진=대방건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대방건설이 쌓이는 미분양 물량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분양에 나선 단지들이 대규모 미분양을 기록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자체 사업인 탓에 적잖은 실적 타격이 예상된다.

13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달 대방건설이 경기도 화성시 일대에 공급한 '화성송산그린시티 대방노블랜드' 2개 단지(5, 6차) 모두 청약마감에 실패했다.

583가구를 모집한 5차는 절반에 가까운 253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고, 6차의 경우 384가구를 모집했으나 81명만 접수, 303가구가 미달됐다. 2개 단지에서 556가구의 미분양이 발생한 셈이다.

대기 수요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미국 테마파크 '유니버셜 스튜디오' 사업 추진이 무산됐고, 부족한 교통망으로 서울로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저조한 성적의 주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5, 6차의 청약 흥행 실패로 '화성송산그린시티 대방노블랜드'는 대방건설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앞서 2016년에 분양한 2, 3차도 각각 0.45대 1, 0.24대 1의 경쟁률로 미분양을 기록한 바 있어서다. 6차까지 조성되면 최대 3027가구 규모의 브랜드 타운이 꾸려질 예정이지만, 오는 8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2, 3차는 각각 38가구, 7가구가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문제는 이 사업장이 땅을 직접 매입해 분양하는 대방건설의 '자체 사업'이라는 점이다. 2·3차의 시행은 자회사인 디비개발과 대방개발기업이 각각 맡고, 5·6차의 시행 역시 디비주택과 디비종합건설이 맡았다. 시공은 모두 대방건설이 진행한다. 미분양이 장기화될 경우 대방건설이 차입금 조달 비용 등 재무부담을 떠안게 되는 구조다. 

대방건설은 종속회사로 △대방산업개발 △노블랜드 △대방하우징 △대방주택 △디비건설 △대방디엠시티 △대방토건 △대방이엔씨 △대방개발기업 △디비종합건설 △디비개발 △대방이노베이션 △디비산업개발을 두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선 대방건설이 사업전략을 다시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급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고분양가 전략이 분양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실제 송산 대방노블랜드 5, 6차 분양 당시 예상보다 높은 분양가에 대한 수요자의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앞서 수요자를 모집한 2, 3차보다 북측으로 치우친 위치인데도 시세보다 분양가가 비싸다는 게 불만의 이유다. 

5, 6차는 전용면적별로 △74㎡ 2억9520만~4억5750만원 △84㎡ 3억2920만~5억1790만원 △115㎡ 4억20만~6억5180만원 등 3.3㎡당 평균 1000만원이 넘는 값에 책정됐는데, 이는 3.3㎡당 930만~1060만원 정도인 인근 요진와이시티, 이지더원 등 시세보다 비슷하거나 비싸다. 

화성시 새솔동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년 전에 분양했던 2, 3차도 분양가가 비싸 미분양이 났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 단지 분양가도 비싼감이 있다"며 "값에 비해 브랜드 가치도, 교통여건도 좋지 않기 때문에 청약자들의 계약을 이끌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성시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지정한 미분양 관리지역에 포함돼 있는 만큼 미분양 해소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우선 고가 정책보단 시장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대안을 통해 미분양 털어내기가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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