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양극화' 더 심해진다
자산운용사 '양극화' 더 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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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개社 전체순이익 중 68.4% 점유
'대표펀드' 없는 운용사 자금유입 난망

[서울파이낸스 전보규 기자] 자산운용사들의 수익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중소형사들은 적자로 허덕이고 있는 반면 소수 대형사들에게 수익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자산운용사의 당기순이익 중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5개사의 비중은 전체의 68.4%로 지난해 68.5%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통계에 포함된 자산운용사의 수가 지난해 68개에서 76개로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위 5개사의 상대적 비중은 더 높아진 것이다.

수익의 쏠림은 당기순이익 평균과 회사별 수익 규모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평균 이상 수익을 올리는 회사는 줄어든 반면 적자를 내는 회사들은 늘어났다.

당기순이익이 평균을 넘어선 운용사의 비중은 지난해 27.9%(19개사)에서 22.3%(17개사)로 감소했고 당기순이익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업체들의 비중도 13.2%(9개사)에서 9.21%(7개사)로 줄었다.

반대로 적자를 낸 회사는 21개사(30.9%)에서 30개사(39.5%)로 10%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적자를 낸 회사 중 11개사는 지난해 이후 영업을 개시한 신생운용사였다.

자산운용사들간 수익의 편차가 커지고 있는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향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펀드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일부 상위 운용사로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전문가들은 대형 성장형펀드나 그룹주펀드 또는 올해 뛰어난 성과를 냈거나 과거 3년 이상 꾸준히 성과를 낸 펀드들을 유망펀드로 제시하고 있다. 이 펀드들은 대부분 올해 상반기 수익 상위 5개사의 펀드들이다.

증권사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유망 펀드들의 목록을 살펴보면 중소형사 펀드는 '알리안츠Best중소형',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 'FT오퍼튜니티' 정도이며 증권사별로 나눠봐도 10개 안팎에 불과하다.

국내 증권사 펀드 연구원은 "펀드자금이 과거 수익률에 따라 후행적으로 유입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잠시 주춤했더라도 내세울만한 스타·대표펀드를 갖추지 못했거나 올해 꾸준한 성과를 낸 펀드가 없는 자산운용사에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은 대부분의 수익을 운용보수에서 얻고 있다. 펀드자금이 유입되지 않으면 사실상 수익을 확대할 방법이 없다는 의미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자산운용사의 수입은 운용보수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운용보수까지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펀드 규모를 늘리지 못한다면 수익성 개선에 더욱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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