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휴대전화 결제' 당분간 관망
카드업계 `휴대전화 결제' 당분간 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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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속으로 들어간 모바일 카드가 기존의 플라스틱 카드를 대신하려면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는 모바일 카드가 향후 대세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본격적인 투자를 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판단 아래 관망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아직 모바일 카드 시장을 구축하는 데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11월 카드사(하나은행 카드부문)과 통신사(SK텔레콤)가 결합한 하나SK카드가 가장 적극적으로 모바일 카드 시장 형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나SK카드는 올해 휴대전화에 내려받은 모바일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터치 카드 리즈(터치1, 터치S, 터치7)를 출시, 최근까지 45만장을 발급했다. 이중 휴대전화에 모바일 카드를 내려받은 고객은 연말까지 1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또 지난달에는 사용처 확대를 위해 코엑스몰 전역에 휴대전화 모바일 카드로 결제 가능한 `터치 존(Touch Zone)'을 구축했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초기에 카드 발급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동시에 사용처를 늘리고 있다"며 "향후 1~2년내 이쪽 시장이 무시할 수 없는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IT 강국'인 한국에서 모바일 카드가 향후 주력시장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 속에 모바일 카드 시장이 형성되는 상황을 준비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최근 근거리 무선통신인 블루투스(Bluetooth) 기능이 있는 휴대전화 소지자에게 할인쿠폰 등을 제공하는 마케팅 시스템을 개발해 시범운영 중이다.

가장 먼저 모바일 카드 시장에 발을 내디딘 신한카드는 지난 7월 KT와 제휴해 휴대전화로 결제할 수 있는 `쇼터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모바일 시장의 문을 계속 두드리고 있다.

롯데카드도 지난달 KT와 제휴해 신용카드 결제와 함께 롯데멤버스 서비스까지 휴대전화로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는 `올레(olleh) 롯데카드'를 출시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카드사가 하나SK카드처럼 모바일 카드 시장에 큰 비중을 두지는 않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카드 시장 변화에 대비는 하면서도 아직 모바일 카드가 플라스틱 카드를 대체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우선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많다.

아직 모바일 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지 않다. 플라스틱 카드를 사용하는 데 큰 불편이 없는데다 오히려 소비자들은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할인 혜택 등에 더 관심이 많다.

또 모바일 카드를 사용하려면 가맹점에 새 시스템에 맞는 단말기를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데 비용이 적지 않아 가맹점들이 꺼리고 있다. 새 단말기를 설치한 가맹점이 20만곳 정도에 그치고 있다.

`해킹'이나 카드 복제 등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의 모바일 카드 보안문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넘어야할 산이다.

카드사측은 기술의 발달로 모바일 카드 보안 문제가 거의 완벽해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2년 전에 카드 복제를 방지한다며 IC칩이 내장된 카드로 모두 교체했는데 지금도 IC칩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며 "모바일 카드 시장이 주력 시장으로 형성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최근 모바일 상품을 출시했지만, 회원이 미미한 상황"이라며 "모바일로 가는 방향성은 맞지만, 업계에서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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