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화두', 자동차업계 과연 환영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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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철폐 4년 후로 연기…"얻는게 더 많다"
美시장, 국산 자동차 부품수요 확대 기대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지난 4일 한미 FTA 추가협상이 최종 타결되면서, 자동차주에 대한 시장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07년 FTA 협정문 내용 중 자동차부문을 둘러싸고 한미가 날선 대립각을 세우며, 당초 '점 하나도 고치지 않겠다'던 정부의 입장이 이번 수정협정문을 통해 통과됐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협정문이 미국에게 다소 유리하게 수정된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자동차업체들의 가격경쟁력 및 부품 관세 즉시 철폐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긍정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 "관세철폐 연장에도 FTA자체 긍정적"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미 현지시간) 미국은 관세 2.5%를 발효 후(2012. 1월 예정) 4년간 유지한 후 철폐하고, 한국은 발효 일에 관세 8%를 4%로 인하하고 이를 4년간 유지한 후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 당초 10년간에 걸쳐 철폐키로 했던 전기차에 대한 관세도 한국은 발효일에 8%에서 4%로 인하하고 이후 양국 모두 4년간 균등 철폐하기로 했고 ▲ 화물차는 2007년 합의대로 9년 동안 단계적으로 무관세에 들어가나 7년간 기존 관세율 유지한 후 균등 철폐 ▲ 미국산 자동차의 자가인증기준을 기존의 6500대에서 2만 5000대로 상향,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7년 합의보다 19% 완화하는 것 등으로 결론이 났다.

기존 FTA 조건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의 즉시 철폐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3OOOcc 미만은 즉시, 3000cc 이상은 3년 뒤 철폐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협상은 미국측에 상당히 유리하게 수정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지난 3년 8개월 동안 표류했던 한미 FTA가 통과됐다는 점은, 향후 양국간 자동차부문 자유무역에 있어 서로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철폐 시한이 4년 뒤로 크게 연기됨에도 불구, 미국 의회의 비준이 사실상 어려웠던 점, 그리고 서명 후에도 이미 3년 반의 시간이 허비된 점을 고려하면 한미 FTA가 타결됐다는 자체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EU FTA가 내년 7월부터 발효될 예정이어서 한국업체들은 세계 3대 주요 시장 중 2곳과 자유무역을 할 수 있게 되고, 경쟁자인 일본업체들은 미국 및 EU와의 FTA를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큰 호재"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손상훈 리서치센터장은 "승용차 부문에서 관세 인하 시점이 유예됐지만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분 중 60%이상이 현지 생산 분이어서 영향이 크지 않고, 부품 수입관세 즉시 철폐로 인해 현지 생산분의 원가경쟁력 제고와 이로 인한 소형차의 현지생산으로 공급량이 늘어나 미국 시장점유율은 상승세는 변함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부품 관세철폐…만도 등 부품업체 수혜예상

이번 FTA에서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철폐는 원래대로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해외 직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부품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IBK투자증권 이현수 연구원은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사태 이후 한국업체들은 이미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라며 "특히, 부품업체들은 관세철폐 효과로 인해 가격경쟁력을 더욱 강화시켜 부품수출량 확대, 현지법인의 수익성 개선 등을 통해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금융위기 이후 완성차업체의 원가절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고, GM이 재상장 이후 본격적으로 생산을 확대하려는 상황에서, 관세 철폐로 인한 한국 부품업체의 가격경쟁력 강화는 한국산 부품에 대한 수요를 더욱 확대 시키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 직수출 비중이 높은 만도, 한라공조, 모비스 등을 추천종목으로 꼽았다.

결론적으로 이번 한미 FTA 타결에 대해 명분보다는 실리에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송 센터장은 "자동차 업종은 얻을 수 있었던 것이 조금 줄어드는 효과는 있지만 소형차 현지화 등으로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등 실리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동차부품업체들은 수입관세 철폐에 따른 가격 경쟁력 제고로 미국 내 주문자상표부착(OEM)으로의 납품 기회가 확대되고, 동반 진출한 업체들은 완성차 업체의 현지화 가속으로 납품 물량 증가에 따른 가동률 상승으로 현지법인의 수익성 개선 등 실질적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FTA 발효 이후 미국차가 관세 4%를 할인받아도 국내시장 잠식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분석이다. 서 연구원은 "현재 8% 수준까지 하락한 미국산 자동차의 국내 수입차시장 점유율은 미국차의 낮은 연비, 큰 차체, 그리고 낮은 브랜드 파워 등을 고려할 때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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