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1.2兆 미스터리'…대출확인서 서명 '엉뚱'
현대의 '1.2兆 미스터리'…대출확인서 서명 '엉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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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시스은행 아닌 관계사 임원이 사인…넥스젠캐피탈 자금일 수도" 의구심

[서울파이낸스 김미희 기자] 현대그룹이 최근 채권단에 제출한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의 '대출금 확인서'의 서명을 나티시스은행 임원이 아닌 넥스젠그룹 소속 계열사의 임원이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문제의 서류는 현대그룹이 요청한 대목만 확인하는 내용이어서 1조2000억원 대출금을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6일 입수한 대출확인서를 보면 이같이 표기돼 있다고 보도했다. 나티시스 은행의 계열기업인 넥스젠그룹 홈페이지에는 이들이 넥스젠 캐피탈과 넥스젠 재보험의 등기 이사이자 자회사인 나티시스 기업 솔루션(구 넥스젠 파이낸셜 솔루션) 파리지점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이사(Director)로 돼 있다는 것.

이는,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65,400원 1800 -2.7%) 인수를 위해 나티시스 은행에서 조달한 1조2000억원이 넥스젠캐피탈의 자금일 수 있다는 의심을 살 수 있는 대목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한편, 현대증권 노조는 지난달 19일 "시장의 소문처럼 이 자금이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를 위해 현대그룹과 지분계약을 한 넥스젠 캐피탈의 자금이라면 현대그룹에 매우 불리한 조건일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신문은 그러면서 시장에서는 현대그룹이 나티시스 은행에 직접 현대상선이나 현대엘리베이터 등 국내 계열사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지 않았지만 '제3자'가 담보를 제공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시장 일각에서 넥스젠캐피탈이 그동안 현대그룹과 주식 스와프(Swap) 파생상품 계약을 통해 우호주주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을 들어 제3자가 현재 현대상선 지분을 5% 가량 보유하고 있는 넥스젠캐피탈이란 추정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한, 나티시스 명의로 발행된 확인서에 다른 계열사 임원이 서명한 것도 관례에서 벗어난 것이라면서, 특히 서명자의 공식 직함도 표기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결국, 현대그룹이 나티시스 은행 대출금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려면 대출계약서 사본이나 추가 증빙서류가 제출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 신문은 채권단이 지난 3일 주주협의회에서 현대그룹의 소명 내용이 '미흡하다'고 결론 내린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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