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87개사 '아웃'…IMF 뛰어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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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횡령·배임 행위 '만연'
올해 말 퇴출사 100개 이를 듯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차가워진 날씨만큼 증시에서도 매서운 퇴출 칼바람이 불고 있다. 실질심사 강화 등으로 증시에서 사라지는 한계기업들이 속출, 연말 안에 'IMF 외환위기'충격을 줬던 지난 1999년 수준을 뛰어넘어 '사상최대 퇴출대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 상장 폐지가 완료된 주권(투자회사등 제외)은 유가증권시장 20개, 코스닥시장 67개로 모두 87개사로 집계됐다. 이미 지난해 83개를 뛰어넘었고, 지난 1999년 외환위기 후폭풍으로 한계기업이 최고조에 달한 89개사에 육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사보고서 거절 등과 같은 양적인 요건이 아닌 경영진들의 횡령행위, 매출액 부풀리기 등 질적인 요건들로 퇴출기업이 점차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같은 맥락으로 지난해 2월 질적 심사제도인 상폐 실질심사가 시행되며 특히 횡령·배임 등이 잦은 혼탁한 코스닥시장에서 퇴출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코스닥시장에서 회계처리위반, 횡령·배임 등의 사유로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은 46개사 중에서 19개사가 최종 상장폐지되며, 이미 지난해 16곳을 훌쩍 넘어섰다.

중·대형주가 포진한 유가증권시장은 결산감사 직후인 4~5월에 상장폐지가 집중되는 편이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실질심사 사유가 상시로 발생하는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코스닥시장에서는 실질심사 관련해 두올산업이 회계처리위반으로 거래가 정지됐고, 게임하이와 네이쳐글로벌 등도 실질심사 대상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거래소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수성, 중앙오션, 유비프리시젼 등은 실질심사 대상으로 선정돼, 실질심사위원회로부터 상폐여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태광이엔시와 이앤텍은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현재 상장폐지 실질심사위원회로부터 퇴출결정을 받았고, 엠씨티티코어는 상장폐지가 결정됐지만 사측이 상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함에 따라 본안판결 후 정리매매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이 실질심사가 진행중인 기업들과 연말 결산을 앞두고 부실기업이 늘어나게 되면 올해만 상장폐지사가 100여개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감 마저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증시건전성을 위해 도입한 실질심사에도 불구, 아직도 코스닥시장에서는 불건전행위가 만연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코스닥기업의 기업공개(IPO) 때부터 회사경영, 재무상태 등의 질적인 요건부터 제대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스피시장에 비해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절대적인 코스닥시장에서는 상폐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개인들에게 전가되며 코스닥시장은 이른바 '개미들의 무덤'으로까지 불리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감리. 감독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는데 대부분이 의견을 일치하고 있다"며, "사실, 무엇보다 예측할 수 없는 경영진 횡령, 시세조종, 분식회계 등이 만연하는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자기만의 원칙을 가지고 투자에 임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해 2월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도입한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실질심사 관련 조사대상 기업은 총 94개사로, 8월 말 기준으로 37개사가 증시에서 사라졌다.

상장폐지 기업은 경기 호황을 보였던 2006년(15개)과 2007년(17개) 들어 눈에 띄게 줄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008년 26개에서 지난해 83개로 대폭 증가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퇴출은 2007년 7개에서 2008년 23개, 지난해 65개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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