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도 악재?…'답답한' 은행들
호재도 악재?…'답답한' 은행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IM·충당금 부담 완화 '미지수'
"가계대출 부실화 가능성 대두"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올 상반기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대다수 시중은행들이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성적을 거둔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갈수록 심화되는 형국이다.

현재까지는 충당금 적립부담 해소 및 순이자마진(NIM) 개선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우세하지만, 효과가 미미하거나 오히려 실적이 추가로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망할 필요 없다?
하반기 은행 실적을 긍정적으로 보는 판단의 근거로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 개선 기대감이 꼽힌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함에 따라 연내 한두차례의 금리인상이 추가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기인한 해석이다. 금융연구원은 기준금리가 1%p 인상될 경우 국내 은행의 순이자이익은 연간 약 1조3400억원이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상반기에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은 만큼 충당금 적립부담이 크게 완화될 수 있다는 점도 실적개선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실제 KB금융과 우리금융은 경우 올 상반기에만 각각 1조원이 넘는 충당금을 적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2분기 실적의 경우 가까스로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 유력시 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으라는 당국의 주문에 따라 일부 은행의 경우 적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충당금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하반기에는 기대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는 점도 은행으로서는 긍정적인 뉴스다. 교보증권 황석규 연구원은 "DTI 규제완화는 가계대출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어 은행으로서는 호재였지만 결국 연기됐다"며 "그러나 정책효과를 위해서라도 정부가 9월 부동산시장 성수기 시작 전에는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재도 악재로 둔갑?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하반기 실적개선 호재가 오히려 악재로 둔갑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대표적이다. 기준금리 상승과 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정책이 정면으로 상충하면서 정책효과를 반감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가계대출의 부실화가 갈수록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IBK증권 이혁재 연구원은 "5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주택대출의 2배 이상이었다는 점은 해석하기에 따라 한계상황에 몰린 가계가 신용대출을 늘린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실제 그런 상황이라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은 가계대출 부실화를 가속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 NIM 개선효과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대규모로 발행했던 은행채 만기가 올해 도래하고, 예대율 규제로 은행채 발행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산과 부채만기가 다시 비슷해지고 있다"며 "이럴 경우 기준금리에 변동이 있더라도 NIM 변동폭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충당금 부담 역시 하반기에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하나금융의 경우 올해 약 7900억원의 충당금전입액을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하반기 충당금 규모가 상반기보다 높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각 은행의 실적발표가 감독당국의 지도 영향으로 늦춰지고 있는 등 은행에 대한 자산건전성 지도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