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생보사 3인방, 잇단 악재에 '흔들'
상장 생보사 3인방, 잇단 악재에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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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10거래일 연속 공모가 하회
상장 시 주식 배정받은 직원들 '울상'

[서울파이낸스 문선영기자] 삼성생명 상장으로 '후광효과'가 기대됐던 생명보험주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럽발 악재에 대북리스크까지 겹치며 국내 증시가 곤두박질 친데 따른 것이다.

이에, 삼성생명 상장으로 보험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한껏 기대감을 높혔던 보험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상장 당시 대출까지 받아가며 자사주 매입에 나섰던 상장생보사들의 직원들은 당혹감을 내비치고 있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생명은 전 거래일보다 0.93% 내린 10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거래일간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상승반전했지만 여전히 공모가 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 12일 상장한 삼성생명은 상장 초반 공모가를 뛰어넘으며 장 한때 12만1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8일을 기점으로 10거래일 연속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25일에는 9만8000원까지 낙폭을 확대하기도 했다.

이처럼 보험업종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삼성생명의 주가가 크게 밀리면서 다른 보험 업종들 역시 동반 하락했다. 그 중에서도 생보주 3인방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당초 삼성생명과 함께 생명보험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처럼 삼성생명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남유럽 재정 위기 등과 같은 대내외 악재로 인한 코스피지수 하락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아울러 시중금리가 당분간 하락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생보사들의 실적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금리 하락은 단기적으로는 보험사들의 보유 채권가격을 높여 투자성과를 좋게 한다.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기존의 보험계약자들에게 약정한 이율보다 자산운용수익률이 낮아지는 역마진 현상을 가져올 수 있어 수익성이 악화될 수도 있다.

특히 삼성생명의 경우  경쟁사대비 우수한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가에 BPS 및 EV 변동이 발생한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어 더욱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생보사들의 주가 약세에 투자자들은 물론이고 상장사 직원들까지 울상이다. 상장 당시 배정받은 주식을 대출까지 받아가며 사들였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1인 평균 1억5천만원 어치의 주식을 배정받아 공모가에 사들였다. 삼성생명은 이번 상장 때 우리사주 조합에 총 상장 물량의 20%, 888만주를 배정했다.

삼성생명 직원을 6200여명이라고 계산하면 1인당 배정 물량은 평균 1400주에 이른다. 공모가가 11만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약 1억5천만원 가량을 들여 주식을 사들이게 된 것이다.

개인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목돈을 투자한 셈이다. 실제로 삼성생명의 한 대리급 직원은 1억원의 은행 대출을 받아 주식 매입에 나섰다고 한다.

이에 삼성생명 한 직원은 "지금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1년 동안 의무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서도 "향후 주가 흐름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항생명 역시 마찬가지다. 공모가 8200원으로 시작한 대한생명의 주가는 30일 종가기준 7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말 생보업계 처음으로 증시에 상장한 동양생명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동양생명 직원들의 경우 상장 당시 공모가 1만 7000원에 주식을 배정받았다. 하지만 현재 동양생명의 주가는 무려 5000원이상 떨어진 1만 20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보험사 한 직원은 "직원들 대부분이 대출을 받아 주식을 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출이자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까지 올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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