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家 '화해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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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상 계기 형제 갈등 봉합설 대두
"구심점 없어 반목 심화될 것" 전망도

[서울파이낸스 정일환 기자] 등 돌린 형제는 모친의 주검을 앞에 두고 화해의 악수를 나누게 될까.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인천 창업주의 부인 이순정 여사가 세상을 떠나면서, 박삼구(셋째).찬구(넷째) 형제간의 반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룹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형제들이지만, 어머님의 죽음 앞에서 극적인 화해를 이룰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사실상 각개전투를 벌이며 그룹으로서의 지위와 역할을 상실했다. 경영에 복귀한 박찬구 회장이 조카인 박철완 상무와 함께 금호석유화학의 경영을 맡고, 박삼구 명예회장은 금호타이어를 경영하는 모양새여서 계열사별로 그룹이 나뉜 셈이 됐다.

여기에 그룹 지주회사격이었던 금호산업에 대한 경영권을 채권단으로부터 보장받지 못해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통운의 앞날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그룹 쪼개기'는 작년 7월 대우건설 매각 등 그룹 경영을 둘러싼 박삼구ㆍ찬구 회장의 갈등에 기인한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현재로선 그 갈등의 골도 쉽게 치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형제들이 다시 뭉치지 않으면 그룹의 재건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모친의 별세가 박삼구.찬구 형제를 화해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12일 세상을 떠난 이순정 여사가 5남3녀를 키우며 평소 가족 간의 `화목'을 중시했지만, 끝내 자식들이 화해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것 자체가 당사자들에겐 두고두고 가슴을 칠 일인 까닭이다.

재계의 한 소식통은 "부모님의 죽음 앞에서 초연해지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를 감안할 때 금호가 형제가 모친상을 계기로 극적으로 화해할 여지가 없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고인이 금호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타계 전 화해의 메시지를 유언으로 남기지 않았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여사의 사망이 형제간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제 집안의 `구심점'이 없어진 만큼 형제간의 골이 메울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 여사의 죽음이 박삼구.찬구 회장 간의 불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것이 위기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건에 한줄기 빛이 될 수 있을지에 재계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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