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상장 '러시', 돌풍 이어가나
스팩 상장 '러시', 돌풍 이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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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신한투자證 등 10여개社 상장추진
"시들해진 인기, 인수기업 불충분" 우려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증권사들이 잇따라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설립을 완료하고, 증시를 노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자금조달이 용이해짐에 따라 우량 비상장기업 인수가 활발해 질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최근 시들해진 스팩열기 및 증권사들의 과열경쟁에 따른 합병대상 부재 등 우려감이 교차하고 있는 상황이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일 우리투자증권이 설립한 스팩(SPAC) '우리기업인수목적1호'를 시작으로, 신한금융투자의 '신한 제1호 스팩'가 24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이밖에 '히든챔피언 제1호' '교보KTB' '한국투자신성장1호' '대신증권 그로쓰 알파' '한화SV명장 1호' 등 5개 스팩이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를 완료했고, 부국증권과 키움증권, 솔로몬투자증권도 상장예비심사를 앞두고 있어 다음달까지 스팩이 대거 증시에 상장 될 예정이다.

스팩은 일반투자자 공모를 통해 '껍데기회사(Shell Company)'를 증시에 상장한 후, 우량 비상장사와 합병하는 것을 사업목적으로 한다. 합병시까지 공모금액의 90%이상 예치에 따른 안정성 및 주식매매에 따른 유동성, 합병에 따른 매매차익 등 긍정적인 면이 부각되며 초반 주가가 배로 뛰는 등 시장에서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 스팩 열기는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상장한 현대증권 스팩1호는 상장 후 주가가 1만 1100원까지 치솟았으나 최근에는 공모가(6000원) 언저리인 6400~500원선에서 주가가 머물러 있다.

이외에도 동양밸류스팩과, 대우증권 그린코리아 등도 공모가 보다 1%도 안되는 수준에 가격이 멈춰있고, 공모가보다 두배가 넘게 치솟았던 미래에셋스팩1호도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초반 과열됐던 스팩시장이 최근 '버블'이 꺼지면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스팩 상장을 앞둔 증권사들로서는 청약률 제고에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증권사들이 비슷한 인수기업을 노린 스팩을 상장시켜 논 상태라, 합병할 때에 인수기업이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감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증권사 IB부문 한 관계자는 "현재 상장된 스팩주들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쯤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며, 녹생성장 관련해 합병대상을 찾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스팩들의 성격이 한쪽으로 몰리면 인수할때에 장외기업 물량이 충분치 않을 뿐만이 아니라, 합병대상 기업의 몸값이 치솟아 합병에 대한 경쟁력 및 협상력이 약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또한 깐깐해지고 있어, 증권사들이 '우후죽순'으로 몰리고 있는 스팩시장이 기대만큼 빠르게 커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초기 스팩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시장이 과열된 양상을 보여, 스팩에 대한 심사항목 및 사전준비 필요성을 높이는 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투자자들도 스팩 발기인 및 중요 경영진의 M&A능력 등을 꼼꼼히 따져 투자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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