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장 연일 '공격경영' 강조, 왜?
외환은행장 연일 '공격경영' 강조, 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각발표 불구 주가 '게걸음'
기관경고, 횡령 등 악재 겹겹
공격경영으로 분위기 쇄신 포석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사진)이 연일 공격경영을 강조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 등으로 대다수 시중은행들이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비춰볼 때 다소 이례적인 행보로 해석된다.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 3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2010년에는 마케팅 활동을 한층 강화하고 양질의 신규고객 확보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소매금융, 프라이빗뱅크(PB), 신용카드사업과 같은 소매부분의 잠재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외환은행은 지난 22일 공시를 통해 "올해 당기순이익 8000억원, 자기자본순이익률(ROE) 10% 수준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외환은행의 이같은 행보에 대한 금융권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우선 올해 실적회복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외환은행은 지난해 9천억원에 가까운 실적을 올리며 순이익 기준 국내 빅3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시중은행 가운데서도 가장 빠른 실적회복력을 자랑하고 있다.

올해 순이익 목표치 역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4000억원이 넘는 일회성 요인을 감안하면, 올해는 은행 본연의 업무를 통해 수익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의중이 담겨 있다.

반면 외환은행의 최근 주가 부진 및 내부통제시스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우선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주가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론스타는 지난해말 외환은행 매각의지를 밝힌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6개월 이내로 매각시한을 못박은 바 있다.

그러나 과거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을 추진했던 2006년과 2008년과는 달리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초 1만4000원대를 보였던 외환은행 주가는 론스타의 매각발표에도 불구하고 30일 현재 1만3000원대에 머물러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외적으로는 은행 대형화를 막는 '볼커룰'이, 대내적으로는 유력 인수자로 꼽혔던 KB금융의 리더십 공백사태가 외환은행의 매각 프리미엄을 희석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환은행의 경우 빠른 실적회복과 외환 부문의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매물이라는 점에서 M&A 이슈에만 주가가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달로 취임 1년째를 맞은 래리 클래인 외환은행장으로서는 외환은행의 주가부진이 가장 큰 걱정거리일 수밖에 없다. 이와함께 최근 불거진 외환은행 지점장의 수백억원대 횡령 사건은 내부통제시스템에 대한 우려까지 심화시키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달에도 금감원으로부터 도쿄와 LA, 시드니 등 외환은행 해외지점에서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횡령, 부당대출 등의 문제로 '기관경고' 조치를 받은 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외환은행이 안팎의 악재로 곤혹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서 "외환은행장의 '공격경영' 의지는 이같은 분위기를 상쇄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