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를 언제 올려야 하나..'
23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2년 국정성과평가 전문가 토론회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지금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정부에서도 출구전략이 가까워진듯한 발언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물론 정부는 당분간 현재의 거시정책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출구전략에 신중한 입장인 점과 금리인상이 시기상조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KDI도 공식적으로는 점직전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는 정도로 선을 그었지만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폭등하는 등 파장이 일었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경제위기 극복 과정의 평가와 향후 과제' 주제 발표를 통해 조기에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 과도하게 지연될 경우 물가불안 및 자산가격 상승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이 급하게 추진되면서 경제에 불필요한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도 고려되어야 한다"며 "현재의 초저금리를 급격한 충격 없이 정상화시키려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부장은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경기 회복세가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 시점에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연구부장은 "오늘 발표한 '경제위기 극복 과정의 평가와 향후 과제'의 핵심은 결국 현재 국내 경기가 정상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선제적인 금리 인상을 통해 차후 부작용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KDI는 지난번에도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이런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오석 KDI 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리인상은 인플레이션 가능성과 고용 및 실업 등의 문제 모두를 고려해서 결정해야 하는데 아직 이른감이 있다"면서 "그러나 초저금리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돼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KDI측은 기존의 입장과 마찬가지로 점진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면서 김 연구부장의 '현시점에서 금리인상 필요성' 발언에 대해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도 이제 출구전략을 고려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발언을 해 논란을 불러왔다.
윤 국장은 "단기적으로 거시 정책을 위기 모드로 운영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벗어나야 한다"면서 "위기 대응 과정에서 바둑으로 치면 굉장히 두텁게 뒀지만 올해는 작년에 비하면 긴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혀 정부가 조심스럽게 출구전략을 생각할 수 있는 단계에 오지 않았나 하는 점을 내비쳤다.
윤 국장의 이런 발언은 시장에서는 정부가 출구 전략에 시동을 거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날보다 0.14%포인트 급등한 4.40%를 기록하는 등 채권시장이 출렁거렸다.
재정부는 이와 관련, 해명자료를 내고 진화에 나섰다. 재정부는 "아직 민간부문의 자생력있는 회복기반이 미흡하고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므로 당분간 현재의 거시정책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기는 향후 경기, 물가 등 거시지표의 추이와 대외여건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는 기존의 정부 입장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윤 국장도 "이제 남은 게 금리가 있지만 이는 금통위가 결정한 사안으로 정부는 아직 이 부분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금리인상이 시기상조라는 정부의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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