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 기 죽었나? "한국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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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사설통해 한국기업들 성장배경 상세히 소개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불과 20여년전만해도 한국과 일본의 격차가 20년이 넘는다는 말이 아무런 거부감없이 회자되곤 했었다. '일제 밥통'을 사러 일본 관광을 가던 시절도 그리 오래 된 얘기가 아니다. 일본 관광을 다녀온 이들이면 으례 역사를 생각하면 밉지만 배울 점은 배워야 한다며 칭찬을 늘어 놓곤 했다. 심지어 수십년이 지나도, 한국이 일본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체념적인 생각이 지배했던 시절도 있다.

그런데, 요즘들어 이같은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경제적 측면뿐아니라 스포츠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일본의 쇠락세가 뚜렷한 반면, 대한민국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일본을 대표하는 유력 일간지가 '한국기업을 배우자'는 취지의 계몽적 기사(사설)를 실어 눈길을 끈다.  니혼게이자이(日經)신문('닛케이')은 4일 '세계로 약진하는 한국 기업으로부터 배우자'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전기, 전자산업을 중심으로 일본 기업이 저조한 반면, 한국 기업은 세계시장에서 두드러지게 약진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강세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배울 점은 배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고 자문했다.

신문은 이어 한국기업들이 평판TV, 휴대전화, 자가용 부문에서 세계 점유율을 확대해 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의 기업들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지난해 일본 전자업계 영업이익 전망이 대표적인 9개 회사를 합쳐도 6천400억엔에 그쳤다"며 "한국의 삼성전자의 연결 영업이익은 약 8천700억엔, 그리고 LG전자도 3천300억엔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비교보도했다.

신문은 한국 기업의 약진 배경에는 원화 하락이라는 외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국기업들은 불황 속에서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는 등 대담하고 신속하게 경영 판단을 했고, 고부가가치 상품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판매 전략이나 선진국뿐만 아니라 아시아나 아프리카를 포함한 신흥개도국 시장을 빠짐없이 공략하는 해외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기업들의 실적이 환율 효과에 의존한 것만은 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신문은 특히 한국 기업의 위기의식이 일본의 그것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라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한마디로 정신력에서 밀렸다는 지적이다. 

신문은 한국은 인구가 일본의 절반도 안 되고 경제규모도 약 5분의 1에 불과한 만큼 기업도 해외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면서, 한국 기업들은 해외시장 개척에 일본 기업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한국 정부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계기로 정부 주도로 대담한 사업 집약 정책을 시행한 결과 기업들이 과도한 국내 경쟁을 피하고 이익을 연구기관이나 설비투자, 해외시장 개척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었다는 점이나, 최근 민관(民官)일체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공사를 수주하는 등 정부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라고 적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도 한국 정부처럼 글로벌 전략 산업 육성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조간 2면에 2건씩 게재하는 게 닛케이의 일반적인 사설게재 패턴이다. 그런데, 이날엔 이례적으로 '한국 기업으로부터 배우자'는 통단 사설 한 건만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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