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유진투자證 등 매각설 잇따라
"투자자 거짓정보에 뇌동매매 자제해야"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연초부터 증권시장에 M&A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하이닉스, 유진투자증권 등 대기업들이 근거없는 루머에 휘말리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묻지마 식' 루머의 경우 회사의 주가를 띄우기 위해 고의로 거짓정보를 흘리는 경우도 있다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한화그룹과 GS가 하이닉스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나돌면서 관련주가가 곤두박질쳤다. 한화는 7%가까이 폭락했고, 하이닉스(-4.76%)와 GS(-0.87%)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 달 29일 하이닉스의 인수의향서(LOI) 접수마감 때까지 인수기업이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은 것이 화근이 됐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오는 12일까지 LOI접수를 연장할 것이라 밝혔지만, 이미 M&A시장의 '떠돌이'로 전락한 하이닉스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괴소문은 끊임 없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화그룹과 GS측은 "인수 계획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지만, 결국 낙폭을 만회하지 못하고 장을 마쳤다.
한화그룹의 루머에 의한 비운은 비단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3년간 한화는 하이닉스, 대우건설, 푸르덴셜투자증권 등 대어급 M&A매물이 출회될 때 마다 유력 인수후보자로 지목됐었다 . 하지만 실제 한화가 인수 계획을 인정한 사례는 푸르덴셜증권, 단 1곳에 불과하다.
한화 관계자는 "지난 2008년에도 하이닉스의 인수설의 당사자로 지목돼, 그해 4월 초 6만 1000원을 웃돌던 주가가 17일 돌연 5만 6000원으로 급락했다"며 "이번에는 대한생명 상장을 앞두고 누군가 악의적 루머를 양산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3일에는 유진투자증권이 매각설에 휘말리며 주가가 출렁거렸다.
웅진그룹이 유진투자증권을 인수한다는 소식이다. 이에 유진투자증권은 전날보다 거래량이 5배가 넘게 폭발하며, 장 중 주가가 전날보다 8% 넘게 치솟았다. 결국 이날 종가는 전날보다 2%를 소폭 상회한 915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이후 주가는 연 이틀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 800 원대로 내려앉은 상태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중에 돌고 있는 유진투자증권을 웅진이 인수한다는 루머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이같은 '인수설' 루머가 돈 것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계 필라델 피아뱅킹그룹, KB금융, 롯데그룹, 두산그룹 등 국내외 금융계와의 직간접적인 인수관련 소문이 수차례 퍼졌다.
문제는 이같은 '묻지마 식'루머의 피해자가 개인투자자들로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 유진투자증권의 인수설이 나돈 지난 3일 외국인들은 매도세를 보인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전날까지 40억원어치를 팔던 나흘째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전환, 2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따라서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악성루머에 기업 및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어도 책임져 줄 사람이 부재하다며 뇌동매매를 자제할 것을 당부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M&A시장에서 회사의 주가를 띄우기 위해 고의로 거짓정보를 흘리는 가하면, 작전세력이 흘린 거짓정보에 의해 먹잇감이 된 기업의 주가는 하락, 결국 저가에 팔리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루머의 대부분이 근거가 없거나 확정된 사항이 아닌 경우가 많다"며 "특히 M&A 관련 사항은 철저한 보안에 붙여지는 경우가 많고 수많은 변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뇌동매매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