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이동제 시행 1週, 갈아타기 '잠잠'…왜?
펀드 이동제 시행 1週, 갈아타기 '잠잠'…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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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평균 224건, 설정액의 0.02% 
'끌어오기'보다 '이탈방지' 주력
"활성화까지 6개월 정도 소요"

[서울파이낸스 전보규 기자] 펀드판매사 이동제가 시행된지 1주일, 하지만 시장은 잠잠하기만 하다. 시행 직전, 금방이라도 대규모 엑소더스가 발생할 것 같은 분위기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유는 금융당국의 마케팅에 대한 규제강화로 투자자들에게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다, 각 판매점마다 고객을 끌어오는 대신 기존 고객 이탈을 막는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당국의 적극적 제도 홍보와 더불어 해외펀드, 세금우대형 펀드 등으로 이동 가능 대상펀드가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펀드이동제가 시작된 이후 29일까지 펀드판매사 이동 건수는 1123건으로 집계됐다. 설정액은 237억원이었다. 펀드이동제에 포함된 펀드 설정액 116조 2000억원의 0.02%에 해당한다.

이같은 수치는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제도 시행 첫 날보다는 이동 건수가 늘어 났지만, 아직까지는 지인들의 권유에 일부 고객들만이 펀드를 갈아탈 뿐, 관련 사항을 묻는 투자자들 조차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펀드판매사 이동제가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홍보되지 못했고, 투자자들이 펀드간 장단점에 대해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직까지 각 펀드간 특징이나 판매사 이동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부각되지 않았고, 투자자들이 펀드를 직접 비교하는 창구가 없어 일일이 수수료를 확인해야 하는 불편이 뒤따른다는 설명이다.

배상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판매사들이 본격적인 수수료 경쟁에 돌입하고 펀드 상품과 판매사에 대한 차이점이 어느 정도 뚜렷 해질 때까지 현재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판매사들이 적극적으로 고객 모으기에 나서지 않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판매사들은 수수료 인하 경쟁이 아닌 사후관리 서비스와 운용 노하우 등을 강조하며, 고객 끌어오기 보다는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쪽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은 시장상황을 살피면서 눈치를 보고 있다"며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본 후 공격적인 고객유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펀드이동제가 활성화 되기까지는 상당시일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배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펀드이동에 따른 메리트를 느끼고 제도가 정착되기까지 6개월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새롭게 이동한 판매사의 비중은 증권사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펀드판매사를 증권사에서 은행·보험사로 이동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은행·보험사에서 증권사로, 증권사에서 또 다른 증권사로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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