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보장속 엇갈린 증시 전망…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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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證 "출구전략·환율·물가 등 부담" VS 해외證 "外人추매 이어질 것"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숨가쁘게 상승해 온 코스피지수가 최근 1650선 부근에서 방향성 없는 등락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의 향후 증시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증권사들은 한국증시는 아직 추가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낸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국내외 여러 변수 등으로 박스권 내의 지루한 횡보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신중한 투자접근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증권사들은 경기나 기업들의 영업실적 회복 추세가 여전한 만큼 증시가 뚜렷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낮지만, 현재 가격대에 대한 부담 및 출구전략 시행, 4분기 이후 실적 둔화 우려 등으로 인해 증시가 약세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 증시는 오버슈팅 단계라며, 거품을 제외한 코스피지수의 적정 수준은 1540선"으로 제시했다. 이어 "현재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유동성과 기업들의 깜짝 실적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경기 회복과 함께 유동성 흡수가 시작되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ㆍ달러 환율이나 경기선행지수, 물가, 유가 같은 경제지표들이 증시에 부담을 주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다음 달에도 코스피지수가 1600 부근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4분기나 내년 1분기 실적에 따라 개별 종목의 등락은 엇갈리겠지만 실적이 시장 전체적으로는 출구전략 시행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고, 지수가 1700선을 넘어서면 가격에 대한 부담도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코스피가 외국인 매수로 버티고는 있지만 확실한 상승모멘텀은 부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증권도 선진국 경기반등 강도가 약해져, 한국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는 달리 외국계증권사들은 여전히 한국시장은 매력적인 수준이라며, 아직은 '사야할 때'라고 강조하고 있다.

윤석 크레디트스위스 전무는 "한국기업의 3분기 깜짝 실적 발표 후 4분기 이후 실적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으나 오래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무는 "실적이 고점에 달했다는 불안감이 조만간 사라질 것"이라며 "미국의 재고수준이 여전히 낮아 주요 수출주들의 영업레버리지(전체 매출에서 고정비가 차지하는 비중)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 전망치도 기존의 1800선을 유지했다.

미국계 투자은행 메릴린치는 지난 26일 장중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원화강세 둔화 ▲ 밸류에이션 매력 ▲외국인 순매수 기대감 ▲국내펀드 환매 둔화 전망 등을 근거로 한국증시 추가 상승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전했다.

메릴린치는 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점도 낙관론의 근거로 제시했다. 즉, 2010년도 한국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은 10.9배이지만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증시의 평균 PER는 13.3배에 달해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찬익 모건스탠리 전무는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입은 이어질 것"이라며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주택시장이 이미 바닥을 확인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이러한 기조는 단기에 꺾이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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