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국내 증권사 '풍요속의 빈곤'
<진단>국내 증권사 '풍요속의 빈곤'
  • 임상연
  • 승인 2004.01.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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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익 기준 위험수위, 지수상승 무색...일부사 잇단 청산說
개인고객이탈, 수수료 수익 감소등 주 요인.

종합주가지수가 20개월만에 최고치인 856.8포인트에 도달하는등 국내 증시는 풍요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지만 증시의 엔진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개인 증시 이탈과 수수료 과당경쟁 등으로 증권업계 손익 기준이 위험수위에 도달했기 때문. 이처럼 증권사의 영업수지율이 크게 낮아지면서 증권사간 M&A는 물론 일부 소형사를 중심으로 자진 청산설도 나돌고 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증권사 전체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대비 2천억원 줄어든 8조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권사 영업수익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수수료수익은 3조7천억원에서 3조3천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주식매매대금이 2002년 5백1조원에서 지난해 4백43조원으로 줄어든데다 외국인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이탈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증권사 주요 수익원중 하나인 온라인을 통한 주식거래 비중이 지난해 전체 주식거래중 지난 2001년이후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HTS 비중은 지난 2001년 52.4%,2002년 52.8%에 달했다.

이는 HTS를 주로 이용하는 개인의 주식거래 비중이 크게 줄어들면서 HTS 비중도 같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영업점에 오프라인 거래비중은 외국인들의 거래비중 증가로 2002년 40.2%에서 2003년 46.5%로 5.7%P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거래는 97%가 영업창구를 통해 이루어지며 HTS는 1.2%에 불과하다. 외국인 거래비중은 2001년 10.48%에서 2002년 11.49%,2003년 15.47%로 늘어났다.

하지만 외국인 거래 대부분이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여서 국내 증권사들은 별다른 혜택을 못 받는 형편이다.

증권사 전체 인수 및 주선수수료 및 수익증권취급수수료도 전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수수료 수입중 두번째로 비중이 높은 수익증권취급수수료 수입은 SKG 카드채 사태로 증권사 판매고가 35% 가량 감소, 전년동기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상태다.

반면 지난해 적자였던 단기매매증권운용손익이 지난 3분기에는 6천8백54억원의 흑자를 기록, 증권사들은 1조3백59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영업수익으로는 영업비용을 충당하고 단기매매증권운용이익을 통해서만 돈을 벌어들인 샘이다.

이에 업계전문가는 과당경쟁 및 국내 투자자의 주식거래 급감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구조가 크게 악화됐다며 영업수익 구조가 악화되면서 올해부터는 대다수 증권사가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캐피탈마켓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영업보다는 주식 선물옵션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즉 증권사도 증시 투자자로서의 비중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증시 투자는 그만큼 리스크가 크고 비중에 따라 모럴해저드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는 것이 업계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처럼 증권사의 영업환경이 크게 악화되면서 증권사간 M&A는 물론 S, U증권등 일부 소형사의 청산설마저 나돌고 있다. 증권업계 영업환경 지표인 영업수지율이 크게 낮아지고 이에 따라 손익이 악화되면서 증권사 개인오너 스스로 경영 포기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의 경우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등이 매우 낮아 M&A보다는 오히려 청산하는 것이 났다며 이에 일부 소형사들이 최근 거래소 라이센스 매각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일부 중소형사 개인오너들이 결단을 내린다면 M&A보다 지난해 건설증권이 영업악화로 자진청산했던 것 처럼 일부 자산을 회수하는 차원에서 라이센스 매각, 청산등을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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