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비중 20%' 생활가전이 삼성전자 먹여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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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I·디자인 경쟁력 강화한 생활가전 마케팅 강화
'비스포크 AI' 미국·유럽 공략···디자인 앞세운 지능형 가전
'스마트싱스' 매개체 모바일·전장·디지털헬스 시너지 기대
삼성전자가 16일부터 21일까지(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4'에서 디자인 철학을 선보인다. 삼성전자가 밀라노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립과학기술박물관 부지에 위치한 레카발레리제(Le Cavallerizze)에서 '공존의 미래' 전시회를 개최한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16일부터 21일까지(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4'에서 디자인 철학을 선보인다. 삼성전자가 밀라노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립과학기술박물관 부지에 위치한 레카발레리제(Le Cavallerizze)에서 '공존의 미래' 전시회를 개최한 모습. (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전가가 올해 들어 DA(생활가전)사업부에 힘을 주는 분위기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글로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는 가전 사업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6일부터 21일까지(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4'에 참가하고 있다. 올해 62회를 맞은 밀라노 디자인위크는 180여 개국에서 37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세계 최대 디자인·가구 관련 박람회로, 삼성전자는 밀라노 시내 각지에서 펼쳐지는 장외 전시인 푸오리살로네에 참가한다.

이번 박람회에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소재 브랜드인 무티나(MUTINA), 알피(ALPI)의 장인들이 참여한 비스포크 냉장고와 에어드레서 제품을 공개했다. 또 삼성전자의 디자인 철학이 담긴 여러 전시품을 통해 유럽 시장에 디자인 가전으로써 삼성전자 가전의 경쟁력을 드러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사장은 "본질에 집중한 혁신을 통해 고객의 삶과 조화를 이루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며 "사람과 기술의 조화를 강조한 이번 전시처럼 의미 있는 디자인 혁신을 통해 사람 중심의 디자인 철학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초 CES를 기점으로 DA사업부에 강하게 힘을 주는 분위기다. 지난 3일에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를 열고 AI 기반으로 연결성과 사용성이 업그레이드된 가전 신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날 행사는 서울뿐 아니라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여왔으나 이렇게 가전 전 제품에 신기능을 탑재하고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펼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에서는 반도체와 스마트폰이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았고 TV가 그 뒤를 잇는 수준이었다. 

지난해 삼성전자 연간 매출 258조9400억원 중에서 VD·가전 부문 매출은 56조4400억원이었다. 이는 전체 매출 대비 21.8%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반도체 실적이 부진하면서 상대적으로 VD·가전 매출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2022년과 2021년에는 전체 매출 대비 VD·가전 매출 비중이 각각 20%, 19%에 불과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체 6조5700억원 중 VD·가전은 1조2500억원이었다.

이 같은 실적은 삼성전자 전체 사업부문 중 세 번째로 큰 비중으로 VD·가전 사업보다 실적 비중이 적은 부문은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하만 정도다. 

특히 이 실적은 TV와 상업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포함된 것으로 이를 제외하면 DA사업부의 매출·영업익 비중은 더 낮아질 수 있다. 이처럼 실적 비중이 낮은 가전 부문에 힘을 줘 TV와 스마트폰, 전장사업과 시너지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연결성의 핵심 열쇠는 스마트싱스와 전용 AI칩, 타이젠 OS를 기반으로 한 '온 디바이스 AI'가 언급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이달 초 기고문을 통해 "(비스포크 AI는) 제품을 사용하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패밀리허브 냉장고의 대화면이나 비스포크 AI 콤보의 7형 터치스크린으로 집안 곳곳의 제품을 한눈에 보고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또 리모컨을 찾거나 버튼을 조작할 필요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제품의 주요 기능을 손쉽게 실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비스포크 AI 제품에 생성형 AI를 적용해 가족들과 이야기하듯 제품을 자연스런 대화로 실행시킬 수 있는 기능도 구현할 계획"이라며 "여기에 삼성 기기의 강점인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우리 삶을 완전히 바꿔줄 제품 간 연동 기능을 100가지 이상 다채롭게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초 갤럭시S24 시리즈 출시와 함께 '갤럭시 AI'를 공개하고 AI 고도화에 나섰다. 현재 '갤럭시 AI'는 통화와 문서관리, 사진, 동영상, 검색 등 기능에 적용돼있지만, 앞으로 적용 영역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앱에 공간 AI 기술을 활용한 맵뷰 자동 생성과 3차원 보기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특히 한종희 부회장은 올해 안에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탑재한 에어컨을 출시해 음성제어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LLM 도입이 가전 전 영역으로 확대된다면 삼성전자 가전의 초연결 생태계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같은 연결성은 가전을 넘어 스마트폰, TV에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자동차 AI가 고도화된다면 자동차에서 음성으로 집안의 가전을 제어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과 스마트싱스 플랫폼 연동을 협력하고 있다. 

이 밖에 전용 AI칩과 타이젠 OS를 바탕으로 한 온디바이스 AI 구현을 위해 보안성능도 강화하고 나섰다. 한 부회장은 "블록체인 기반 녹스 매트릭스로 상호 모니터링은 물론 보안도 더 철저하게 챙기고 있다"며 "IoT 보안은 UL의 다이아몬드 등급을 받았다. 이는 가전 중에서는 세계 최초"라고 밝혔다. 

이 같은 AI 고도화를 통해 삼성전자는 신사업 역량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 부회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는 전사적 AI 역량을 고도화해 차세대 전장, 로봇, 디지털 헬스 등 신사업 육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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