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LG맨' 서영재 DL이앤씨 대표 내정자, '신사업·경영 혁신' 기대
[CEO&뉴스] 'LG맨' 서영재 DL이앤씨 대표 내정자, '신사업·경영 혁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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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재 DL이앤씨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DL이앤씨) 
서영재 DL이앤씨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DL이앤씨)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20명에 가까운 임원을 물갈이하며 대대적인 조직 쇄신에 나선 DL이앤씨가 최근 사임한 마창민 대표 후임으로 서영재 전 LG전자 전무를 내정했다. 내부 승진 등 선택지가 아닌 외부 인사 체제를 이어가면서 틀을 깨는 혁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행보가 건설업 불황과 잇단 악재 속에 놓인 회사를 구할 ‘신의 한 수’가 될지, 그 반대가 될지는 지금으로썬 알 수 없다. 다만 이례적으로 전임 대표와 같은 기업 출신의 외부 인사가 또 다시 회사의 방향키를 잡게 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서 내정자는 오는 5월10일 열릴 임시주주총회 및 이사회 승인 등을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서 내정자는 LG전자에서만 32년간 근무해 온 LG맨으로, 1991년 LG전자에 입사해 TV·AV·IT사업부장, 본사 최고전략책임자(CSO) 부문 비즈인큐베이션 센터장‧전무 등을 지낸 ‘전략기획통’으로 불린다.

LG출신 인사가 회사 주요 직책을 맡은 건 서 내정자까지 세번째다. DL그룹이 LG출신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2014년 남용 LG전자 부회장을 고문으로 영입하면서다. 그의 뒤를 이어 LG전자 MC사업본부에서 마케팅센터장, 영업그룹장 등을 거친 배원복 현 대림 대표이사·부회장이 영입됐다. DL이앤씨 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마창민 전 대표의 경우는 LG전자의 글로벌마케팅 부문과 한국영업본부 모바일그룹장을 지냈다. 

일각에서는 마창민 대표 후임으로 비슷한 전략통의 LG 출신 인사 발탁을 두고 이해욱 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라고 해석한다. 고 구자경 LG그룹 외손녀인 김선혜 씨와 결혼 이 회장은 LG가(家) 사위로, 혼맥을 통해 형성된 오너간 끈끈한 관계와 더해 오랜기간 이어져 온 'LG맨 출신'에 대한 신뢰가 작용했다는 의견이다. 

DL이앤씨 측은 서 내정자 영입 배경에 대해 "회사는 기존 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관행에서 탈피해 원점부터 변화하기 위해 혁신 메뉴얼 마련 등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서 내정자는 LG전자에서 전기자동차 충전, 헬스케어, 홈피트니스, 프라이빗 5G 등 신사업‧제품 기획을 주도해 온 만큼 회사의 쇄신 의지 및 방향성과 가장 부합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새 대표 선임 이후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소·암모니아 등 건설업 신성장동력 발굴과 신사업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서 내정자가 글로벌 가전기업인 LG전자에서 일했다는 점은 해외를 주요 무대로 하는 DL이앤씨 신사업에 속도를 붙일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다만 건설업 위기 속에서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 등 경쟁사들이 내부 사정을 속속 알고 있는 '건설통'을 대표로 유지하는 것과 반대로, DL이앤씨의 경우 비건설업 출신 외부 인사가 잇달아 대표 자리에 앉았다는 점에서 업계 우려도 나온다. 

특히 마 전 대표에 이어 LG 출신인 서 내정자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최근 실적 부진과 중대재해 사고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 대표가 사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설 본업의 내실 다지기, 주택 사업 수익성 개선, 안전 관리시스템 강화 등은 서 내정자에게 가볍지 않은 과제다. 

실제 회사 매출의 65%가량을 책임지는 주택 부문 영업이익은 원자재비 및 노무비 상승 탓에 2022년 4373억원에서 지난해 2007억원으로 절반 넘게 급감했으며,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대에 그쳤다. DL이앤씨 전체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2022년 4970억원에서 지난해 3307억원으로 33% 축소됐다.

때문에 서 내정자가 경영 전반을 살피며 신사업 육성을 총괄하는 가운데 곽수윤 주택사업본부장 등 각 사업본부 리더들이 풍부한 경험을 통해 서 내정자의 뒤를 받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올해 경영 계획은 신사업 강화와 동시에 어려운 국내 주택 경기를 고려해 내실다지기와 업의 기본인 현장 안전 및 품질 관리 시스템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면서 "새 대표가 경영 전반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이끄는 한편, 기존 건설업의 전문성을 갖추고 경험이 많은 경영진들이 실무 차원에서 주택‧토목‧플랜트 등 내실 다지기와 현장 안전 및 품질 관리 시스템 강화를 중점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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