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나선 DL이앤씨, 조만간 새 대표 후보자 공개될 듯
쇄신 나선 DL이앤씨, 조만간 새 대표 후보자 공개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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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일주일 만 사퇴한 마창민 대표···바로 새 대표 선임 등 후속 절차 진행
박경렬 CFO 포함, 주택‧플랜트‧토목 등 사업부 임원 10여명 대거 해임 결정
"이르면 오늘 중 임시 주총 공고 공시 예정"···"업황 악화에 따른 조직 쇄신"
디타워 돈의문 DL이앤씨 사옥 (사진=DL이앤씨)
디타워 돈의문 DL이앤씨 사옥 (사진=DL이앤씨)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DL이앤씨가 임원 대부분을 교체하고 나선 가운데, 연임에 성공했던 마창민 대표까지 최근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경영진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진행됐다. 갑작스럽게 '리더십 공백'을 맞게 된 DL이앤씨는 선제적인 인적·조직 쇄신 및 세대 교체를 통해 업황 위기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3일 DL이앤씨에 따르면 최근 마창민 대표가 사임한 데 따라 새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선임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를 통해 사내이사 선정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개최 관련 내용을 공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이르면 오늘 중 사내이사 후보자 약력 등을 포함한 임시 주총 공고가 공시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주 중 사내이사 후보자가 결정돼 공시하면 6주 후 임시주총 및 이사회 개최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마 대표는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마 대표는 지난 2020년 DL이앤씨(옛 대림산업)에 첫 발을 들인 후 약 3년 4개월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당초 지난해 9월 DL이앤씨의 ‘수장 교체설’이 한 차례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임원 11명이 대거 교체되면서 마 대표 역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음에도 자리 보전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달 2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이 의결됐으나 이후 일주일여 만에 사퇴한 것이다. 

지난달 열린 주총에서 DL이앤씨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먼저 박경렬 재무관리실장(CFO)를 포함해 주택사업본부에서 6명, 플랜트사업본부 2명, 토목사업본부 6명, 경영지원본부 3명 등 상무·전무급 임원에 3월 31일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전체 미등기 임원이 57명임을 감안하면 29%에 해당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마 대표가 실적 부진과 중대재해 발생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고금리와 원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해도 건설업황 둔화 및 불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인 세대 교체와 인적‧조직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10여명의 임원 교체가 이뤄졌다"면서 "이어 같은 판단에 따라 최고경영자(CEO)가 용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계열사인 DL건설도 주택 부문 임원이 다수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역시 건설경기 악화에 따른 선제적인 대응 차원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특히 수주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DL이앤씨는 마 대표 체제 아래서 외형 성장은 이뤄냈으나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실제 지난 2021년 기준 7조6000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지난해 7조9900억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572억원 3306억원으로 65.4%로 대폭 줄었다. 지난 2022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6.6% 성장한 반면 영업이익은 33.5% 급감했다. 

주택사업 비중이 63.6%에 달하는 사업 구조로 인해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자 수익성이 급감한 탓이다. 올해 들어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등은 도시정비사업에서 조단위 수주고를 올리고 있는 반면 DL이앤씨는 마수걸이 수주도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마 대표는 재임 기간동안 다수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업계 최다 중대재해 발생으로 국정감사에 2년 연속 소환되기도 했다. 이에 기업 이미지 및 브랜드 가치 훼손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처럼 생존이 위협되는 상황에서 수장 및 임원진 교체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재도약의 기회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주총에서 마 대표는 "주택 사업은 리스크 관리를 전제로 수익성이 검증된 사업지를 선별 수주하는 동시에 진행 현장의 원가관리에 집중해 이익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플랜트 사업도 기존 사업주들과의 우호적 관계를 기반으로 수익성이 검증된 사업들을 선별해 수주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친환경 신사업에선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수소·암모니아, 이차 전지와 같은 성장 분야의 사업 개발에도 힘써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마 대표가 밝힌 것처럼 건설업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주택 사업 비중이 높은 DL이앤씨가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고 플랜트·토목·친환경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 불황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현재로선 새 수장으로 내부 인사를 채택할 지, 외부에서 영입할 지에 대해선 불투명하다. 

만약 내부에서 인사를 채택할 경우 곽수윤 DL이앤씨 주택본부장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에서만 26년 근무한 ‘대림맨’으로 통하는 곽 본부장은 DL이앤씨로 넘어오기 전 계열사인 DL건설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DL이앤씨의 시스템은 물론 내부 상황도 훤히 꿰뚫고 있는 인사라는 평가다. 

외부 영입에 나선다면 경영 및 재무 관리에 능통하거나 해외 신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인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DL이앤씨 측은 "내부 승진인사 또는 외부 영입 등 새 사내이사 후보자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모른다"면서 "조만간 임시주총 공시를 통해 후보자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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