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국내 경상수지가 10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영향이다. 반면 수입은 에너지 가격 하락세 영향으로 크게 줄며 경상흑자 규모를 확대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2월 국내 경상수지가 68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로, 흑자폭도 전월(30억5000만달러) 대비 두배 넘게 확대됐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상품수지는 66억1000만달러로, 11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흑자폭도 전월(42억4000만달러) 대비 늘었다.
이 중 수출은 521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 증가, 5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해당 상승세를 견인한 것은 반도체 수출로 전년 대비 63%나 급증했다. 기계류·정밀기기 부문도 소폭(0.3%) 늘었다. 다만 △석유제품(-4%) △승용차(-8.2%) △철강제품(-8.8%) △화공품(-8.9%) 등의 부문에선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동남아(+20.1%) △미국(+9.1%) △일본(+1%) 등의 지역에 대한 수출이 늘었다. 반면 △중국(-2.4%) △EU(-8.4%) 지역으로의 수출은 줄었다.
반면 수입은 감소세가 이어졌다. 2월 수입은 455억5000만달러로 1년새 12.2%나 줄었다. 감소폭도 전월(-8.1%) 대비 확대됐다.
이 중 원자재 수입이 1년새 19.1%나 감소했다. △가스(-48.6%) △화공품(-23.2%) △석탄(-17.5%) △석유제품(-15.1%) 등 대부분 감소한 가운데, 원유 수입은 소폭(0.9%) 늘었다.
자본재 수입은 정보통신기기(-31.4%) 등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5.3% 줄었으며, 소비재 수입도 승용차(-19.7%)와 곡물(-17.2%) 등을 중심으로 6.6%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17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2개월 연속 적자지만, 적자폭은 전월(26억6000만달러) 대비 축소됐다.
이 중 운송수지는 운송지급이 줄면서 1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건설부문도 3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여행(-13억6000만달러) △가공서비스(-5억9000만달러) △기타사업서비스(-4억3000만달러) 등 전반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는 24억4000만달러 흑자로, 석달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이는 국내기업의 해외자회사 배당수입이 늘면서 배당소득수지가 18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영향이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1월에 비해 수출 규모가 줄어든 것은 계절적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며 "승용차의 경우 연휴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와 일부업체의 시설정비 등으로 감소 전환했다. 대중국 수출도 춘절 연휴로 인한 철강 등의 수출이 감소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전망에 대해 "통관기준 무역수지를 보면 3월에도 IT 품목으로 수출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3월에도 수출과 경상수지가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유도입단가의 영향은 통상 1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유가 상승 영향은 4월 이후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융계정 순자산은 2월 중 68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이 중 직접투자의 경우 40억1000만달러나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차전지를 중심으로 33억달러나 늘어난 반면,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7억1000만달러 감소했기 때문이다.
증권투자는 16억달러나 줄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90억5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 역시 주식 위주로 106억5000만달러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의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고성능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 등으로 외국인 투자가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