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강화하는 증권사···현지 네트워크 구축·공략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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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금융허브 역할...베트남 등 인구수 성장가능성 높게 봐
유럽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조성 전문회사 GHCO도 인수
"초기 성공적 입지 확보 이후 사업 확장은 어려움 겪기도"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 (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해외 현지 증권사·자산운용사 인수·설립 등을 통한 글로벌 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키움증권의 현지 자산운용사 설립과 한화투자증권의 현지 증권사 인수가 연내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 간의 글로벌 진출이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해 말 싱가포르 통화감독청(MAS)에 자산운용업 라이선스 인허가를 신청하고, 연내 현지 자산운용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그간 인니 외에는 진출한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향후 적극적인 글로벌 진출을 위해 전담조직을 신설했고 검토 결과 싱가포르를 우선 진출 국가로 선정했다"며 "통상적으로 라이선스 취득까지 6개월이 걸리지만, 신청건수가 몰릴 경우 그 보다 오래 걸릴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싱가포르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아시아 본부가 집결돼 있어 시장의 확장성, 연계성 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해 선정했다"며 "자산운용업으로 사업을 개시하지만, 향후 키움증권의 아시아 금융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 2011년 인도네이사에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이와 관련해 올해 1월에는 현지 투자자를 위해 인도네시아어를 제공하는 신규 MTS, HTS 플랫폼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공시를 통해 인도네시아 금융당국 승인 지연으로 칩타다나 증권사(PT Ciptadana Sekuritas Asia) 지분 취득 예정일자가 올해 3월에서 9월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칩타다나 자산운용사(PT Ciptadana Asset Management)의 지분 취득 예정일자는 내년 6월30일로 미뤄졌다.

앞서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6월 동남아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약 650억원에 인도네시아 칩타다나 증권·자산운용 인수 추진을 결정한 바 있다. 칩타다나 증권·자산운용은 인도네시아의 재계 6위인 리포그룹 계열 금융회사로 한화투자증권은 칩타다나 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중 80%를 인수 할 예정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다른 문제가 있어서 일정이 미뤄진 건 아니고,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당국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심사가 오래 걸리고 있는 것 뿐"이라며 "인도네시아 진출 관련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같은 경우 인구 수가 있기 때문에 향후 경제 성장을 기대하고 있으며, 주식거래나 금융시장 같은 경우에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해 5월 런던법인을 통해 유럽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조성 전문회사 GHCO를 인수하고, 12월에는 인도에서 업계 10위 수준인 쉐어칸 증권(Sharekhan Limited)을 인수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22년 런던 현지법인 'NHIS 유럽(NH Investment and Securities Europe)'을 출범하고, 지난해 9월 글로벌 주식중개 서비스 회사인 인스티넷 유럽(Instinet Europe)과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인 만큼 새로운 활로를 찾고 수익성을 다각화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 신경쓰고 있다"며 "현지 시장에서 실적이 바로 나오기는 어렵지만, 시장 성장성은 충분하기 때문에 현지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사업성을 키우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는 단계"라고 말했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진출은 국내 증권사의 수익 기반 확대와 더불어 국내 가계의 투자 다변화 및 자산 증식과도 연계되기 때문에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며 "그러나 국내 증권사는 초기 성공적 입지 확보 이후 사업의 확장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아시아 신흥국 해외사업을 재정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금융업의 경우 고객, 정보, 네트워크 등 국내에서 구축된 역량을 현지 시장에서 발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국내 증권사는 해외진출에 꾸준한 노력을 취하고 있어 머지않아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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