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충당금' 이중고 저축銀···새로운 먹거리 발굴 '안간힘'
'고금리·충당금' 이중고 저축銀···새로운 먹거리 발굴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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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저축은행, 여·수신 각각 10조 이상 감소
이자비용 줄이기 총력···대손충당금 부담 여전
NPL매각, 여신 특수상품, 모임통장 등 반전 모색
한 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한 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정지수 기자]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3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역시 녹록지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 업계가 적자를 낸 것은 9년 만이다.

특히 저축은행들의 지난해 여·수신 규모가 각각 10조원 넘게 쪼그라들었는데,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연체율 급증으로 건전성 관리가 시급한 저축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고 고금리 예금상품 취급을 자제했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이런 상황이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실적 개선을 위한 저축은행 업계의 고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여신 잔액은 104조936억원으로, 1년 전(115조6003억원)보다 10조9347억원(9.51%) 감소했다. 저축은행의 여신 규모는 지난해 2월 114조9408억원을 기록한 이후 11개월 연속 감소세다.

수신 잔액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말 기준 수신 잔액은 107조1491억원으로, 1년 전(120조2384억원)보다 13조893억원(10.89%) 줄었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여·수신 규모가 줄어든 것은 수익성 악화와 연체율 상승 때문이다. 저축은행 업권은 지난 2022년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경색 탓에 시중은행과 수신금리 경쟁에 나섰는데, 그 여파로 이자비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하지만 올 들어 연체율 급증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수신경쟁을 자제한 결과, 수신 잔액이 크게 감소했다. 실제로 지난 12일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12개월) 평균금리는 3.71%로, 지난 2022년말(6%대)과 비교해 2%p 넘게 하락했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수신상품 판매를 통해 대출상품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는데,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이자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신경쟁을 자제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연체율 증가로 대손충당금 부담이 크게 늘면서, 실적을 끌어 내렸다.

문제는 주고객층인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가중되면서 연체율 역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6.15%로, 2022년 말(3.41%)보다 2.74%p 상승했다. 

저축은행 입장에선 연체율 급증에 따라 주수익원인 대출영업마저 옥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에 목맬 수밖에 없지만, 대내외 경제 여건상 예단하기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익성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중 하나가 부실채권(NPL) 매각을 통해 실적 개선 등 반전을 노리는 것이다. NPL 매각을 통해 연체율이 감소하면 그동안 부실채권에 대비한 충당금을 저축은행의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어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외에 저축은행 NPL을 매입할 유동화전문회사 5곳(우리금융F&I·하나F&I·대신F&I·키움F&I·유암코)을 선정했다. 경쟁입찰이 가능해지면서 가격협상이 유리해질 것이라는 게 저축은행업계 반응이다.

또 수신규모가 감소한 만큼 기업, 부동산 등 여신 특수상품을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SBI저축은행은 최근 서울 여의도와 강남에 금융센터를 개설하면서, 리테일 상품에 한정한 일반 지점과는 달리 부동산, 기업 여신 등 특수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증권사나 부동산 등 다양한 기업과 관련한 여신상품으로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폭넓은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모임통장 등 특화된 수신상품으로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서는 올해 저축은행 통합 금융 애플리케이션 'SB톡톡플러스'를 통해 '모임통장'을 출시했다. 모임통장 서비스를 통해 예·적금 상품보다 낮은 이자를 주면서도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저축은행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신규 대출을 줄이면서 여신 잔액이 크게 감소했다"며 "예금 금리마저 내리면서 수신고도 몸집이 줄어든 상황에서 충당금 확대와 연체율 상승 때문에 저축은행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올해 저축은행업권은 수익성을 개선하고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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