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주총 키워드는?···사명 변경‧승계 가속화‧주주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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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ENG‧SGC이테크건설, 각 '삼성E&A' 'SGC이앤씨'로 변경
'오너 4세' GS 허윤홍, 코오롱 이규호 사내이사 선임안 상정
불황 속에도 자사주 소각‧배당정책 유지‧새 주주환원 정책 발표 
아파트 건설 현장.(사진=서울파이낸스DB)
아파트 건설 현장.(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대형 건설사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건설사들은 주택시장 불황 속에 신사업 경쟁력 강화 및 중장기 전략 수립을 위해 사명이나 사업 목적 변경을 추진한다. 또 경영진 사내이사 선임을 통해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는 한편, 배당금 확정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을 내걸며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오는 15일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건설사들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주요 안건을 상정해 논의하는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사명 변경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달 21일 열리는 주총에서 사명 변경에 따른 정관 변경 건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하면 '삼성E&A(엔지니어스‧Engineers)&어헤드‧Ahead)'가 새 사명으로 확정된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해 비전 선포와 중장기 전략 수립 등 미래 구상 과정에서 변화된 비즈니스 환경과 미래 확장성을 반영한 새로운 사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이번 사명 변경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SGC이테크건설도 전날(5일) 이사회를 열고 사명을 'SGC이앤씨(SGC E&C)'로 변경하는 주주총회 안건을 승인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SGC이앤씨는 독보적 기술 경쟁력(Engineering)을 바탕으로 선진 설계·조달·시공(EPC)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해 고객이 꿈꾸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글로벌 기술 혁신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포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회사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포스코건설과 신영건설도 각각 '포스코이앤씨(POSCO E&C)', ‘신영씨앤디(C&D)’로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27일 주총을 개최하는 계룡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구조를 재정비한다. 이에 따라 미 영위 사업 정비를 목적으로 정관에 기재된 사업목적에서 자동차 수출입업, 이륜자동차 판매 및 부품판매업, 여신금융업 등 9개 항목 삭제를 추진한다.

지난해 주총에서 △데이터센터 구축·판매·운영·임대 및 기타 관련 사업 △벤처사업의 발굴·운영·투자·육성 및 기타 관련 사업 등을 추가, 신사업의 기틀 마련에 나선 계룡건설은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총에서는 경영진의 사내이사 선임도 눈 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특히 그룹 내 역할을 확대하고 있는 오너가 4세 젊은 기업인들의 이사진 합류가 주목된다.

먼저 오너 4세 경영에 속도를 내는 GS건설에 이목이 쏠린다. 29일 열리는 주총에서 허창수 GS건설 대표이사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임기 3년의 사내이사에 선임될 예정이다. 

2013년 GS건설 임원으로 선임된 허 사장은 미래혁신대표를 맡아 신사업 발굴을 주도하다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했다. 최근 허창수 회장의 증여에 따라 보유 지분(3.89%)을 확대하며 개인 2대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허 사장은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서홍 GS 부사장 등과 함께 그룹 차기 총수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28일 주총에서 이규호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한다. 특히 같은 날 코오롱그룹 지주사 ㈜코오롱과 그룹 내 핵심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주총에서도 이 부회장 사내이사 선임안을 다룰 예정이다. 코오롱가(家) 4세이자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 부회장은 지난해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해 지주사 전략부문 대표에 이름을 올리며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내이사 선임을 놓고 '오너 4세 경영 승계'를 위한 밑그림으로 해석한다.

이 밖에 포스코홀딩스는 21일 주총에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안을 확정하는 한편, 그룹 주요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으로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을 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한다. 전 사장은 재무·전략통으로 건설산업 침체로 난항을 겪고 있는 포스코이앤씨의 재무건전성과 프로젝트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사들은 이번 주총을 통해 배당금을 확정한다. 지난해 건설경기 악화로 실적이 다소 부진했음에도 배당정책을 유지하거나,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으며 주주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모습이다.

먼저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내용을 주총에서 확정하는 삼성물산은 지난해 배당금 대비 올해 보통주 당 250원(11%)을 늘리기로 했다. DL이앤씨는 발행주식 총 수의 7.6%에 해당하는 자사주 294만주(약 1083억원)를 소각하기로 했으며, 올해부터 3년동안 연결기준 순이익의 25%를 주주에게 환원할 예정이다. 아이에스동서도 자사주 70만5630주(약 188억·발행주식의 2.3% 비율) 전량을 일괄 소각한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28일 주총에서 배당액을 결정한 후 배당기준일을 확정하는 등 배당절차 개선 근거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주주들의 배당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의도에서다. 해당 정책을 제도화한 것은 건설업계에서 현대건설에 이어 두 번째다. 

또 올해 주총부터 전자투표를 도입하고. 결산배당으로 지주사 분할 이래 가장 높은 보통주 1주당 700원 현금배당을 확정했다. 분할 뒤 처음으로 향후 3개년의 '중장기 배당정책'을 내놓고 2026년까지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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