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재무통' 전중선號 출범, 주목받는 포스코이앤씨의 향후 경영 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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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회복 등 재무구조 개선 최우선 과제될 듯
일각에선 정비사업 확대 기조 선회 전망도 나와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이 포스코이앤씨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사진=포스코이앤씨)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올해로 창립 30주년인 포스코이앤씨가 전중선 신임 대표이사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홍보·경영 전문가로 브랜딩에 힘쓰며 5년여간 포스코이앤씨의 수장 자리를 지키던 '장수 CEO' 한성희 대표의 후임으로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대표가 선임되면서다.

전임인 한 대표의 공격적인 수주 행보를 통해 도시정비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최대 실적을 이어가던 포스코이앤씨가 전 신임 대표의 지휘 아래서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1일 정기 이사회에서 포스코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을 포스코이앤씨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1962년생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전 신임 대표는 포스코 원료구매실장, 경영전략실장, 포스코강판(현 포스코스틸리온)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 전략기획본부장 및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 등을 역임한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전략통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와 상임 고문을 지냈다. 최근까지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 6인에 올라 최종 후보로 선정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과 경합을 펼친 그룹 고위 핵심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간 경력을 놓고 보면 건설과는 인연이 없어 보이지만 과거 포스코이앤씨에서 비상임고문으로 근무했던 전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대표는 최우선 과제로 건설업 침체에 따라 약화된 포스코이앤씨의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계에서는 전임 한 대표가 추진했던 정비사업 전략을 수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2020년 취임한 전임 한 대표는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취임 이후 포스코이앤씨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오티에르'를 선보이고, 친환경 지속성장 의지를 담아 사명을 변경하는 등 대외 이미지 제고와 함께 도시정비사업 확대에 힘써왔다.

한 전 대표가 도시정비사업에 공을 들인 결과는 실적으로도 증명됐다. 2019년만해도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던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고 4조5988억원을 올리며 최대 실적을 냈다. 특히 지난해 수주액 1위를 수성한 현대건설(4조6121억원)과는 단 134억원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위 건설사와의 입찰 경쟁에서 잇달아 승리하며 정비사업에서 존재감이 더욱 두드러졌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사업비 1조3000억 규모의 부산 촉진2-1구역 정비사업에서 삼성물산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노량진뉴타운 최대어로 꼽히는 '노량진1구역'은 단독 입찰에 참여해 사실상 수의계약을 눈앞에 뒀다.

이 가운데 매출액도 상승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2021년 8조1990억원이던 매출액은 이듬해 9조4350억원으로 올랐고, 지난해 10조1600억원으로 매출 증대를 이뤘다. 다만 확대된 외형과 달리 내실은 쪼그라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포스코이앤씨의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2021년 4410억, 5.4% △2022년 3090억, 3.3% △2023년 2010억, 2%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전준선 대표 체제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그간 손실을 감수하며 공격적으로 펼쳐온 수주 전략이 다소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무에 능통한 전 대표 성향상 외형 확장을 이룬 만큼 철저히 손익을 따지며 내실 경영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재개발·재건축사업은 수익률이 낮은 반면 변수가 많다. 특히 포스코이앤씨는 그간 수주전에서 경쟁사 대비 낮은 공사비를 제시해 적정 이익을 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실제 부산 '촉진2-1구역'에선 3.3㎡당 공사비를 경쟁사 969만원보다 77만원 저렴한 891만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수주한 경기도 안산주공6단지 재건축은 대우건설이 제시한 600만원대보다 낮은 500만원대를 제안했다.

일각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최근 진행된 개포주공 5단지 재건축 수주전에 불참한 것을 두고 신임 대표 체제 아래 경영 기조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다. 개포주공 5단지는 올 상반기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곳으로, 당초 업계에서는 대우건설과의 2파전이 예상돼 왔다.

이와 관련,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맞지만 기존과 마찬가지로 조합이 요구하는 설계조건, 사업조건, 공사비 등과 회사 경영 상 사업성 등을 고려한 결정일 뿐"이라며 "경영 상태와 사업성을 적절히 고려하며 4년 연속 4조원 이상 수주를 해 온 만큼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처럼 공격적으로 무리한 저가수주 전략을 펴오지도 않았다. 이제 막 대표 선임이 일주일정도 됐는데 경영 전략 선회 등의 이야기는 과도한 억측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전 신임 대표 선임으로 내달 임기 만료를 앞뒀던 한 전 대표는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한 전 대표는 고문역으로 자리를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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